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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빅이슈코리아 Dec 21. 2019

[스페셜] 올해의 인지부조화 – 황교안


글 황소연


“한국은 좀 더 일해야 하는 나라다.”, “일부 청년들이 수당을 생활비로 써버리거나 밥 먹는 데 쓴다.” 무슨 말로 반박해야 할지, 말문이 막혀버리는 자유한국당 대표 황교안의 발언은 늘 새롭다. 그가 올해엔 인생 궤적과 어울리지 않는 전략을 썼다. 국회 패스트트랙에 올라 있는 선거법 개정안에 반대하기 위해 농성을 벌인 것이다. 같은 당 나경원 의원은 “우리가 황교안이다”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황 대표는 보란 듯이 삭발과 단식, 텐트 농성을 이어갔다. 투쟁하는 이들이 선택하는 방법. 목소리의 크기로 싸우기 힘든 이들이 스스로를 해치는 방식으로 투쟁하는 이유는, 그것 외에는 걸 것이 없기 때문이다. 법무부장관과 국무총리를 지내고, 제1야당 대표이며, 오랜 시간 공안검사로 일한, 기득권인 그가 보여주는 행보는 그래서 부자연스럽다. 이들이 모방하는 것은 투사의 정신이 아닌 겉모습이다. 투사들의 단식과 삭발은 권력의 중심을 향하지만, 황 대표의 ‘기행’으로 인해 고통받는 것은 권력이 아니라, ‘아이들법’ 발의를 위해 노력한 약자들로 대표된다.      


위 글은 빅이슈 12월호 21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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