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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빅이슈코리아 Nov 01. 2021

[EDITORIAL] 의도치 않게

잡지 전체 페이지를 하나의 맥락으로 꿰어봐야지, 라고 의도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그렇게 될 때가 있어요. 만드는 사람조차도 취재하고 진행할 당시에는 의식하지 못하는데, 디자인된 기사들을 출력해서 보면 ‘어랏?’ 하게 되는 거죠. 이번 호는 처음부터 웹툰 콘텐츠를 많이 넣으려고 기획한 것은 아니었는데, 모아놓고 보니 웹툰 이야기가 많아진 사례입니다. 

커버는 독자들이 보시다시피 <모죠의 일지>이고, 스페셜에도 <크레이지 가드너> 마일로 작가님 인터뷰(26p)가 들어가게 되었고 뒷부분에는 <쉼터에 살았다>의 하람 작가님의 글(70p)도 실려 있습니다. 

옛날 사람이라 그런지 웹툰도 만화책으로 읽는데요, <모죠의 일지>는 SNS에서 돌아다니는 ‘밈’을 보고 알게 되었습니다. 평소에 머릿속에 어렴풋이 느끼고 있던 자괴감(주로 게으른 나에 대하여)이나 덕질에 대한 창피함 같은 것이 아주 적확하게 그림과 문장으로 표현된 것을 보고 서둘러 찾아봤더니 네이버 웹툰에 연재 중인 작품이었죠. 작가가 직접 겪거나 체험한 것을 표현하는 생활 툰에 가까운 <모죠의 일지>가 ‘일기’가 아니라 ‘일지’인 이유는 주인공이 계속 무언가에 도전하기 때문인데요, 새로운 취미를 배운다거나 평소에 가보지 않았던 곳에 가보는 등 모죠는 사실 엄청나게 열정적이고 성실한 도전자입니다. 

네이버 웹툰 <모죠의 일지> 중에서

다들 너무 열심히 사는 세상이라 나 혼자 방구석에 누워서 시간이나 죽이고 있는 건 아닌지 자괴감에 시달릴 때 <모죠의 일지>를 보면 ‘이런 생각을 나만 하는 게 아니구나.’ 싶어져요. 하지만 현실은, ‘모죠’ 작가님은 네이버에 웹툰을 오랫동안 연재하며 관련 이모티콘이나 굿즈까지 출시한 세상 부지런한 작가죠. 사람들이 모두 무릎을 탁 치게 하는 글과 그림을 그리고, 거기에 ‘깔깔 낄낄’ 웃게까지 만드는 웹툰을 그리는 것은 엄청나게 어렵고 대단한 일입니다. 

매주 연재 마감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지 다시 한번 존경을 표하며, 이번 호 여러 창작자들의 웃기고 슬픈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마일로 작가님의 귀여운 반려견 솜이와 유튜버 신시아 님의 역시 귀여운 반려묘 양파 사진도 있으니 놓치지 마세요!


편집장 김송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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