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을 명심해서 한 번 읽을 때 한 가지 이상의 문제점을 발견한다는 마음으로 매의 눈으로 샅샅이 문장을 헤쳐서 읽자. 그렇게 읽어도 지겹지 않은 글을 쓰는 것을 목표로 삼자. 내가 읽기 싫은 글은 독자도 읽기 싫다. 내가 몰두해서 애정을 갖고 조금이라도 더 나은 글을 쓰려고 마음 먹고 꼼꼼히 살핀 글은 그 기운이 글에 배어난다. 읽는 사람도 똑같은 집중력으로 몰입하게 된다.
오늘 글에서는, 몰입감 있는 글을 쓰기 위해 꼭 가져야 하는 작가의 태도를 이야기했다. '작은 차이가 큰 차이다'. 즉, 리듬 충만한 글을 쓰기 위해서는 단어 선택 하나에도 허투루 해서는 안 된다. 맞춤법과 띄어쓰기는 논의의 대상이 아니다. 퇴고 후의 퇴고는 경쾌한 문장을 만드는 레시피다. 내가 흥이 나야 읽는 이도 어깨가 들썩인다.
글씨도 작은 차이가 큰 차이다.
획 하나는 곧 글씨 전체라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매의 눈으로 글씨를 살피고 회초리를 잡는 심정으로 펜을 잡고 고쳐야 한다. 내 맘에 들지 않는 글씨는 타인을 감동시킬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글씨에도 쓰는 사람의 기운이 그대로 드러난다.
필사는 작은 차이를 살피는 최적의 글씨 연습이다.
매일 필사는 두 배 더 자세히 살 필 수 있다.
함께하는 필사라면 금상첨화다.
일정한 시간 동안 정해진 텍스트를 타인과 함께하는 필사는 농도가 진하다. 안내자의 목소리로 전달되는 책 내용을 귀로 한 번, 머리로 한 번, 손으로 한 번 더 필사하며 온몸에서 우려낸다. 느리지만 결코 느슨할 수 없는 글씨의 전개는 필사를 더 진국으로 만든다. 고요하지만 치열함이 공존하는 필사는 오늘의 나를 정리하고 내일 나를 바로잡는다. 걸쭉한 필사는 걸출한 글씨를 생산한다. 풍미 가득한 글씨로 다시 태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