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은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 작업, 표현 등을 허락 없이 자신의 것처럼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타인의 책을, 작가의 수고가 담긴 문장을 베껴 써 보는 것은 표절이 아니다. 따라 써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영리를 목적으로 사용하거나 문장 인용 시 출처를 밝히지 않는다면, 이는 범죄가 된다. 그것이 바로 표절이다. 필사는 결코 표절이 아니다.
필사는 종교의식이다. 다른 사람의 노고의 열매로 탄생한 문장들, 수많은 퇴고와 버림의 철학으로 다듬어진, 엑기스만 남은 문장들을 써보는 시간은, 천주교의 미사, 기독교의 예배, 불교의 법회, 이슬람교의 살라와 같다. 신이 남긴 문장을 따라 하며 마음을 다스리고 깨달음을 얻는 시간. 그의 말씀을 내 마음과 교차해 보며 실천을 다짐하는 시간. 필사는 이런 시간이다. 아니 이와 같은 시간이어야 한다.
한 권의 독서를 마치고 자신에게 남는 것이 없다고 불평하는 사람이 많다. 독서로 많은 이의 인생이 바뀌었다고 들었는데, 아무리 읽어도 내 삶은 나아지지 않는다고 토로하는 이들이 많다. 과연 독서로 인생의 변화는 가능할까?
책 한 권에서 인생 문장 한 줄 건지기가 쉽지 않다. 지난 내 인생을 통째로 흔드는 글을 만나기는 하늘에서 별 따기다. 독서의 효과를 귀가 닳도록 들었지만 모두 남 이야기다. 과연 그들만의 세상일까?
필사를 해보자.
문장 하나하나를 손으로 읽어보자. 그리고 사색하자. 내 속에 박힌 고정관념에 문장을 대입하여 다른 관점에서 내 삶을 조망해 보자. 사색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최종은 실천이다. 행동이다. 사색의 결과를 몸으로 풀어 본다. 직접 부딪치며 증명해야 한다. 그래야 삶의 각도가 아주 살짝 바뀐다. 드라이버 샷의 1도에서 페어웨이냐, 해저드냐가 결정 남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