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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필사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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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사랑 biglovetv Jul 27. 2024

글씨 유튜버

필사 일기 2024.7.26. 금. 무덥고 흐림

책 : 2라운드 인생을 위한 글쓰기 수업

작가 : 최옥정

페이지 : 133P

내용

글을 쓰는 건 내가 나서서 떠들고 다니지만 않는다면 상당히 비밀스러운 놀이다. 시간이 들고 돈이 들고 밖으로 나가야 할 수 있는 취미가 많지만 글은 내 공간에서 하는 나만이 하는 작업이다. 글 쓰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내 글이 성장하면 그때는 내 안에 남들이 모르는 또 다른 내가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싸인펜,정자체 7명의 필우,13분,가로줄 노트

https://youtube.com/live/mm5XvW_v2do?feature=share

나도 비밀 놀이 중이다.

퇴근 후, 매일 밤 나는 유튜버가 된다.


글씨 유튜브 채널을 시작한 지도 5년이 넘었다. 구독자가 2만 명에 가까우니 실패라고 말하지 않겠다. 지금도 필사 방송으로 몇 분의 필우들과 함께 꾸려가고 있으니, 성공이라 하고 싶다. 한 달 수익을 말하자면, 하루에 빽다방 커피 한 잔 값은 버니 이런 호강이 어디 있나 싶다.


자화자찬을 하자면, 5년 넘게 스스로 정원 하나를 잘 가꾸어왔으니 칭찬해 주고 싶다.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해 왔으니 대견하다고 토닥여 주고 싶다. 앞으로도, 지금보다 더 열심히 임해라고 독려하고 싶다. 기왕이면 유명해지고 돈도 많이 벌어 더 좋은 일 많이 하라고 당부하고 싶다.


언제부터인가, 새로운 인연에게 내가 유튜브 한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는다. 더 이상 구독자를 늘리기 위해 구독을 구걸(?) 하지 않는다. 채널 성장을 위해 좋아요를 요청하지 않는다. 사실 타인은 나에게 별로 관심이 없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굳이 말할 필요가 없다.


가장 큰 이유는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글씨는 인기 분야가 아니다. 글씨를 고치고자 하는 사람은 드물다. 필사는 억지로 끌고 간다고 해서 같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친분만으로 따분한 영상 시청과 필사에 동참을 기대할 수는 없다. 혹여 플레이 버튼을 눌러도 몇 초 만에 닫을 건 뻔하다. 자신의 관심사가 아닌 영상, 재미가 없는 영상을 누가 끝까지 본단 말인가? 자신이 하기 싫은 일은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다. 서로에게 민폐일 뿐이다.


아무런 연결 고리 없이, 조그마한 공동의 관심사가 있는 분들과 같이 가고 싶다. 글씨 쓰기를 좋아하고, 매일 조금이라도 성장하고 싶은 사람. 그들과 서로 의지하고 도우며 채널을 키우고 싶다. 사람 사는 냄새나는 채널을 만들고 싶다. 내 미천한 능력이 도움 되고 감사해하는 분들에게 시간을 쓰고 싶다.


돈벌이는 논외다. 채널 개설 후, 유튜브의 선택(?)을 받아 며칠 만에 1만 명이 넘길 때는 돈에 욕심이 났다. 40만 뷰 영상이 나오니 돈벌이로 생각한 적이 있다. 지금은 다르다. 희망을 접지는 않았지만(사실 전업 유튜버도 하나의 꿈이긴 하다), 돈을 좇지 않기로 했다. 돈은 생업으로 벌 만큼 벌고 있다. 다만 내 털끝만큼의 노력에 대한 자발적 후원은 감사히 받고 있다. 몇 달간의 연구와 땀으로 만든 글씨 교본은 제값을 받으려 한다. 후원과 별도의 수익은 나를 채찍질하는 당근이기 때문이다. 돈 싫어하는 사람을 만난 적도 들은 적도 없다. 자본주의의 삶이다.


매일, 유튜버가 된 후에는

예비 작가(?)로 변신한다.

작가가 된다는 목표로

매일 글쓰기를 시작하지 않았지만,

시간과 글이 쌓이면

작가도 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믿고 있다.


5년 전 봄,

2만의 유튜버가 될지

몰랐듯이.


대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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