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글도 한 달 전 일 년 전에 써놓은 걸 읽어보면 새롭다. 의외로 많이 달라졌다. 옛날 글이 시시해 보이고 객관적으로 평할 수 있게 되면 많이 진보한 거다. 중요한 건 이 모든 과정을 놀이로 재밌게 해야 한다는 점이다. 일이다 생각하면 이보다 더한 노동도 없다. 힘들고 지루하고 피곤하고 눈에 보이는 보상도 적다. 그 순간순간 발전의 재미를 느끼는 놀이로 생각하고 즐기자.
오늘 글에서 작가는, 몇 년, 몇 달 전의 글과 지금을 비교해 보면 많이 달라졌음을 확신했다. 물론 계속 글쓰기를 했다는 가정이 전제이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 시간의 축적에 맞춰 능력치도 발전한다는 진리를 언급했다.
그렇다면, 2년 반이 지난 지금 나에게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1. 글씨
눈에 띄는 변화는 없다. 필사 첫날의 글씨와 오늘 글씨를 대비해 보면 일취월장은 없다. 다만, 손이 편해졌다. 힘 조절이 수월해졌고 힘의 배분 또한 자유로워졌다. 15분 동안 집중해서 필사하면 손가락과 손목에 통증이 꼭 뒤따랐는데 지금은 거의 사라졌다. 덩달아 글씨도 편해졌다. 내 눈에만 보이는 미묘한 변화다.
2. 글씨 2
주로 원고지에 필사했다. 한 글자에 집중하기 위한 방편이었는데, 효과가 좋았다. 지금은 가로줄 노트를 쓰는데 글씨가 제법 구성지다. 크기는 들쑥날쑥하지 않고 높낮이도 가지런하다. 눈을 지그시 감고 멀리 떨어져 보면 전체가 조화롭다. 수준이 한 단계 올랐다는 기분이다.
3. 필사
매일 쓰는 양은 줄었지만 집중도는 높아졌다. 양보다는 질을 추구하는 필사로 변모하였다. 물리적 시간은 짧아졌지만 체감 시간은 더 줄었다. 허리 한 번 구부렸다가 펴면 15분이 흘러있다. 몰입의 효과다. 하루 중 나를 위해서만 쓰는 시간, 오직 자신의 초침만 흐르는 우주가 매일 펼쳐진다.
4. 필사 2
진행은 편해졌다. 라이브는 언제나 떨린다. 예상치 못한 변수는 늘 존재한다. 적어도 800일을 방송했으니 산전수전 다 겪은 셈이다. 갑자기 돌부리가 튀어나와도 넘어지지 않는다. 방송에 문제가 생겨도 그저 '허허'하면 곧 해결된다. 여유가 생겼다. 실수를 통해 많이 발전한 좋은 예라고 생각한다.
5. 독서
총 6권의 책을 필사했고 7번째를 필사 중이니, 독서도 소홀히 하지 않은 셈이다. 가장 느린 독서라는 필사로 책 읽기의 참맛을 알았다. 다독에서 정독으로, 통독에서 정밀독으로. 느리게 가도 괜찮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에게 맞는 속도를 찾았다.
6. 글쓰기
글쓰기에 관한 책을 필사하니 글이 쓰고 싶어졌다. 작가가 제시한 길을 매일 따라 쓰니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지금 쓰는 필사 일기가 그 자신감의 발현이다. 자신감은 곧 습관이 되었다. 이제는 하루를 유튜브 시청 대신 글쓰기로 마무리한다. 그야말로 격변이다. 글씨만 쓰는 사람에서 글도 쓰는 사람으로 바뀌었다. 대사랑의 정체성이 바뀐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