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악연> 후기
주말에 1, 2화 정도 봐야지~ 하고 켰다가 쭉 달린 드라마.
깔끔하게 6부작으로 잘 빠진 작품이었고, 악행의 말로를 통쾌하게 보여줘서 좋았음.
외딴 공사장에서 발생한 화재 사건을 시작으로, 점차 드러나는 악행의 이야기들이 군더더기 없는 매끄러운 전개와 연출로 몰입도가 뛰어났던 드라마였다.
잔가지처럼 흩어져 보이던 사건과 인물들의 에피소드를 차근차근 보여주다가 하나의 줄기임을 보여주던 편집이 매우 인상적이었음.
보는 내내 '이게 어디가 접점일까' 싶다가, 후반부에 잘 짜인 퍼즐처럼 맞아떨어지는 순간의 쾌감이 있었다.
'구회' 라는 가상의 특정 지역에서 연이어 벌어지는 사건들과, 점점 엉켜 있던 인물들의 관계가 드러나는 과정은 예전 신하균, 여진구 주연의 드라마 <괴물> 을 떠올리게도 했다.
('구회' 라는 지명은 뭔가 구원과 관련된 단어가 반어적인 느낌으로 떠올랐음)
이희준과 박해수, 두 배우의 연기가 정말 대단했음.
캐릭터의 밑바닥 감정까지 완벽하게 끌어올리며, 보는 이를 불편 하고 답답하게 만들 정도로 악인 같은 인물들을 제대로 표현했다.
특히 이희준 배우는, 어디선가 한 번쯤 마주쳤을 법한 동네 양아치의 모습을 너무나 생생하게 연기해서인지 약간의 PTSD 가 떠오를 정도였음 ㅋㅋ
개인적으로는 이광수 배우가 등장하는 부분이 제일 재미있었다.
다른 인물들과 달리 외부에서 사건에 휘말린 인물로, 갑작스러운 상황 속에서 변해가는 모습이 인간 본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느낌이었다.
공승연도 '나쁜년' 분위기가 제법 잘 어울렸던
악행에 얽힌 인물들의 처절함과 서로를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지독한 모습도 이 작품의 큰 묘미였다.
결말부에 이르러 그 악행을 저질렀던 자들에게 단 한 명의 예외도 없이 내려지던 벌과 비참한 말로-
스스로가 쌓아온 죄의 대가를 혹독하게 치르는 모습들이 묘하게 통쾌하면서도 씁쓸한 여운을 남겼다.
돌고 도는 롤렉스 시계.
마지막에 시계를 가지게 된 사람의 끝도 결코 좋지는 않을 듯...
오랜만에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쭉 달렸던 드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