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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가 제시하는 부부관계 클리닉?!

영화 <윗집 사람들> 후기

by BIGMAC bro 빅맥브로

아랫집에 사는 현수와 정아는 이미 각방을 쓰고 있는 권태 부부이다.


윗집에서 밤마다 들려오는 과격한 소리에 예전부터 민감해진 상태.

어느 날, 윗집 사람들을 초대했다는 정아의 말에 현수는 처음 듣는 이야기라며 또다시 말다툼을 하게 되고, 밤마다 들리는 소음에 대해 항의 해야겠다는 현수와는 반대로 정아는 다른 입장을 보인다.


그것에 또 다시 어이가 없어진 현수가 정아를 쳐다보는 순간, 초인종이 울리고 관계가 소원해진 이 부부에게 큰 전환점이 되는 저녁식사가 시작되는데...

개인적으로는 하정우 감독이 연출한 영화가 나에게 잘 맞는다.


연출이나 전개 방식, 유머의 템포나 배치까지 기존 감독들 보다도 완성도 있게 잘 뽑아내고 깔끔한 편이라고 생각함.


<허삼관> 도 그렇고 올해 봄에 봤던 <로비> 역시 괜찮게 봐서인지 하정우 감독의 작품은 3점 이하로 줘 본 적이 없다.


근데 이번 작품이 제일 '하정우 스러운' 영화 같았음.


재미로는 최고였던 <롤러코스터>는 정작 하정우 배우가 출연을 하지 않았었고, <로비> 에서는 국책사업을 따야 하는 간절한 입장의 인물이다 보니 조금 진지했는데-


이번엔 뻔뻔하게 개드립을 날리듯 하정우식 유머를 구사하는 캐릭터를 본인이 직접 맡아서인지 하정우 감독 본연의 색깔이 살아 있는 느낌이었다.

사실 이 영화는 '그룹 섹스'와 '스와핑' 이라는 매우 부담스러운 키워드를 품고 있다.


한국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쉽게 납득하기 어려 울 듯한 소재인데, 그것이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을 적당한 거리감과 유머적인 장치 정도로 배치한다. (이게 불호의 주요 원인이 될거 같긴함 )


오히려 관계가 끊어진 부부가 극단적으로 결속력이 강한 부부를 마주하게 되면서, 잃어버린 감정과 애정을 회복하는 과정이 영화의 핵심 주제이고


이것을 선명하게 강조하기 위해 금단의 키워드들을 선택한 느낌에서 하정우 감독의 대담함과 자신감이 엿보였음.


영화 속 표현으로 하정우의 진액이 마구 넘쳐나는 영화였다.

특히 이 영화가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청불 등급임에도 단순한 '섹드립' 이나 '야한 장면' 에 기대지 않는다는 것.


오직 대화와 감정의 흐름만으로 부부 사이에 올 수 있는 권태와 섹스리스, 단절, 그리고 회복에 대해 깊이 있게 짚어본다.


아직 미혼이지만, 주변의 부부들을 통해 들은 이야기들이 많아서인지 꽤 공감되는 포인트들이 많았음.


아무래도 이 영화는 젊은 친구들보단, 결혼한지 어느 정도 연차가 쌓인 부부나 장수 커플이 더 공감하며 재미있게 관람할 듯하다.


혹은 관계라는 것에 대해서 돌아보고 싶은 관객들도 포함.


하정우, 이하늬, 김동욱, 공효진 이 네 배우의 공인된 연기력과 그로 인해 파생되는 몰입도는 뭐 더 말할 것도 없을 거 같고 ㅎ


과연 내 삶에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가?

소원해진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에 진지한 물음을 던지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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