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IGMAC bro Mar 01. 2024

프렌치 불독, 짐빔 위스키가 좋아지는 영화

영화 <바튼 아카데미> 후기

따뜻한 유대와 교감
가끔 이런 영화도 괜찮잖아?!

1970년 기숙사가 달린 사립고등학교 바튼 아카데미.

이 학교의 교사인 폴 하넘은 바튼 아카데미 출신으로, 

모교에서 역사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교장이 폴 하넘의 제자 ㅋㅋ)


언제나 고지식하고 무뚝뚝하며 

자기만의 세계가 확고한 이 남자를 

학생들은 물론 동료교사들까지 좋아하지 않는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앞둔 연휴.

학생들은 모두 집으로 돌아가지만, 

앵거스라는 학생은 부모가 여행을 떠나버려 

기숙사에 남겨지게 되고-



폴은 남겨진 앵거스를 지도관리 한다는 명분하에, 

그리고 주방장인 메리는 기숙사에 남겨진 

두 사람의 식사제공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같이 남게 되는데...


하필 제일 별로인 선생님, 관심도 없던 

주방장 아줌마와 크리스마스 연휴를 

보내게 된 앵거스는 벌써부터 숨이 막힌다.



삐딱선을 타기 시작한 앵거스와 꼰대선생 폴, 

그리고 주방방 메리.

이 세사람의 크리스마스는 과연 무탈할까.


영화 보기전에 이것보다도 짧은 줄거리와 

이 작품이 2024년 아카데미 작품상, 각본상, 

편집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등

5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어있다는 것만 

알고 관람하였다.



사실 영화가 가진 내용은 익숙하다.

서로 맞지않던 인물들이 교감하게 되면서 

마음을 열고 우정을 쌓아가는, 


혹은 가족 구성원이 결핍된 사람들끼리

대안가족의 유대를 만든다는 설정들.



그래서 큰 기대는 하지 않았었는데, 

보다보니 제법 눈시울이 

뜨뜻하게 데워져 있던 것.


앵거스에겐 강압적이거나 고지식한 꼰대로 

느껴지는 폴도 사실 내면엔 여린 성정과 상처를 

품고있는 사람이었고-


버릇없고 싸가지 없어보이는 앵거스 또한 

새아버지와의 불화,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날카로워진 아이일뿐.



이런 두사람이 각자 내면의 상처와 허물을 감추려다 

그것이 도리어 상처를 주게되는 것들.


그리고 상대의 상처를 들여다보며 감싸주는 모습들을

극적으로 몰아치거나 큰 유격없이 덤덤하게,

적절한 위트가 섞인 연출로 보여준다.


그래서인지 영화가 끝난 후 남는 여운이 

상당히 잔잔하고 기분좋은 느낌이었음.



1970년대 배경에서 오는 레트로함, 

그 시대가 보여주는 따뜻한 색감들이 참 좋았다.


나는 미국에서 살지는 않았지만 영화 속에서 

보여주는 시대적인 질감들이 지금의 시대보다 

따뜻하게 느껴지기도 했고- 


폴 하넴이 수시로 마시는 위스키 때문인지

영화 전체에 오크통 향이 

베어있는 것 같기도 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폴과 앵거스가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로빈 윌리엄스의 <굿 윌 헌팅>이 살짝 떠오르기도 함.


영화를 보다보니 머리는 까지고 고지식하며 

유머도 없고 다한증에 액취증까지 있는 

이 사팔뜨기 아저씨가 사랑스럽게

보이기 시작한다.

개인적으론 이번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이 배우가 받았으면 하는 바램이 있음 ㅎ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보면 더 좋을 것 같은 영화.

크리스마스나 연말 시즌에 보면 더 분위기가 날듯.








작가의 이전글 갑작스러운 절교. 그 이야기를 보고 났던 기억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