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 후기
우리가 알고 있는 영화의 장르를 여러 개로 나눠 분류하지만, 그중 유독 '홀로코스트'라는 장르가 눈에 띈다. 나치가 득세하여 유럽을 지배했을 시대에 자행되었던 유대인들에 대한 박해, 학살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들에 대한 분류.
워낙에 시대적 분위기가 무섭고 비극적인 사실이다 보니 영화로 제작이 되어도 밝은 느낌의 영화는 거의 전무한 수준의 장르. 개인적으론 어릴 때부터 보았던 <양철북>, <금지된 장난>, <인생은 아름다워>, <쉰들러 리스트>, <피아니스트> 등의 영화들을 봐왔고 제일 기억에 남았던 홀로코스트 영화는 <줄무늬 파자마 잠옷을 입은 소년>이었다. <줄무늬 파자마...>를 보신 분이 계시다면 아마 엔딩에서 오는 충격과 먹먹함에 잔상이 오래갔을 것.
이번에 개봉한 <존 오브 인터레스트> 역시 홀로코스트 장르의 영화로, 유대인 수용소였던 아우슈비츠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영화는 시작과 동시에 타이틀이 나오고 2분 11초 동안 음악만 나온다. 그리고 천천히 사라지는 타이틀.
영화의 첫 장면은 독일군 가족이 냇가에 나와 수영도 하고 햇볕을 쬐며 소풍을 즐기는 장면으로 시작하는데, 평화로운 자연과 함께 단란한 모습들과는 다르게 그들의 주변에서 들리는 비명소리, 울음소리, 총소리가 들리거나 원인 모를 연기들이 종종 올라온다.
이런 가족의 일상들을 보여주면서 담장너머로 들리는 소리들과 알 수 없는 연기들이 보이며 묘한 미시감을 느끼게 하는데도, 이들은 어떠한 동요도 없다.
아주 간접적인 것으로만 접할 수 있는 아우슈비츠의 참상을 결국 내 상상력을 덧붙여 마주해야 하고, 그것들에 아무런 미동도 없이 일상을 이어가는 이들을 보며 경악할 수밖에 없다.
이런 비인간화가 평범화 되어버린 사람들의 일상을 보며 느낄 수 있는 것들.
관람이 아니라 체험해야 되는 영화이다.
(쓰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