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누이는 왜 나한테만 그럴까?

by 지망생 성실장

남편은 3명의 여동생이 있다.

한명은 나랑 동갑이고, 막내는 나보다 3살 어리다.


그 중, 첫번째 시누이는 나랑 동갑이고, 결혼을 6개월차로 같은 해에 올렸고, 애기도 11개월 차이로 비슷하게 낳았다. 그래서 그런지 아무래도 나는 시누를 좀 의식하긴 한 것 같다.

나는 월급이란 것이 없는 가난한 음악쟁이와 결혼을 했기에

대기업에 다니고, 나이도 연하여서 말도 잘 듣는 고분고분한 남편에,

친정살이 하면서 돈도 모으면서, 육아도 살림도 안한 신혼 생활에,

그러다 친정서 독립해서는 전업까지 하는 시누가 사실 부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지금도! 시누 남편이 참 잘하는 것을 보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 게다가 잘 생기고 공부도 잘하고 인성도 좋은 인싸 아들까지! )


시누가 나를 이런 식으로 의식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확신하는 것 하나는 "시어머니가 하는 내 뒷담화를 듣다보니, 그 내용을 나에게 전달을 해야하는 의무감" 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신혼 때, 새언니인 나에게 "언니가 결혼해서 한 게 뭐가 있어요!" 라는 대사를 쳤겠지.


앞뒤 잘라먹고 이 대사만 하면 시누가 정말 나쁜 사람이 되겠지만,

그리고 나도 잘 한 도 없고, 따지고보면 잘못 한 게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저 대사는


결혼식 일주일 전, 시어머니의 "니가 결혼하면서 해온게 뭐가 있냐?" 는 대사와 함께

평생 기억에 남는 시짜 어록이 되었다.


그런 점에서 시누와 나는 태생적으로 가깝게 지낼 수 없는 사이인 것이 아닐까...


암튼 아직도 17년 전의 '언니가 결혼해서 한게 뭐가 있어요" 라는 대사가 귓가에 쟁쟁한데,

이번에 또 시누는 대단한 어록을 하나 나에게 했다.


"오빠야 가족이니 뭐 하나 잘못해도, 어이어이 하면서 대충 넘어갈 수 있겠지만,

언니는 아니잖아요. 그러니 언니가 잘해야 하지 않겠어요?"

라는 대사이다.


흐음...


사건은 바로 연말 가족 모임에 시아버님 모신 납골당에 모이기로 했는데

우리가 거의 1시간을 지각한 것에서 비롯되었다.


우리가족은 워낙 지각을 자주 하는데.

그건 모두 남편 탓이다.

남편이 아침잠이 많고, 나는 운전을 못하고.

내가 운전만 할 줄 알면, 졸린 남편을 차에 태우기만 하면, 남편은 자라고 하고, 내가 운전하면 되지만,

나는 운전을 못한다.

그래서 남편이 잠에서 깰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래서 내가 진짜 몇번이고, 가족 모임은 무조건 점심 1시 이후에 잡으라고 그렇게 말을 했지만,

또 대단한 효자시라, 어머님이 오전 11시까지 모이자고 하면 할 수 있다고 장담하고 약속을 잡고는

매번 지각하는 것이다.


이번에도 그렇게 약속을 잡고, 또 늦잠자고, 또 지각을 한 것이다.


나도 면목이 없었고, 미안했지만.

사실 온 가족이 평생 당신들 아들과 오빠가 그런 사람인 것을 알았기에 그러려니 할 줄 알았다.


그런데 이번에 완전 자리를 잡고 강하게 불만을 말한 것이다.


그래! 불만을 말한 것은 좋다!

나 같아도, 매번 지각하는 것 절대 용납 못하니까.

하지만, 왜?

왜?

당사자인 오빠가 없는 자리에서, 며느리인 나 하나 앉혀두고

시어머니, 시누 두명이서 이렇게 말을 하는가? 이거다.

게다가

"오빠는 가족이니 어영부영 그러려니 넘어가지만, 언니는 그게 아니잖아요!"

언니는 그게 아니잖아요?

이건 무슨 뜻일까?


애초부터 지금까지 나는 가족이 아니란 말인가?

그런 식이면

뭐 나도 가족이길 바라는 것은 아니다만....


그러다 남편이 주차를 하고 집안에 들어오자. 그때 시누들은 대충 말을 정리하고 다른 대화로 넘어가는 것 까지...


흐음....

정말이지 이해가 잘 안간다.

내가 남자 형제가 없어서, 내가 시누가 되보지 못해서 이해를 못하는 것인지.

나보고 어쩌라는 것인지......


이렇게 결혼 17년차

또 다시 시짜들과 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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