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애들이 없는 3박 4일 동안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가 안 떠올랐을 리가 없다.
만약 지금 혼자 있는 나에게 조지클루니 같은 남자가 나타나서 하룻밤 꿈같은 일탈을 부드럽게 유혹한다면
참을 수 있을까?
소설 속 그녀는 결국 유혹에 굴복했다. 그리고 평생 그 비밀을 가슴속에 품고 살았다.
그녀는 아마도
깊은 밤에 온 가족이 잠든 집안에서 홀로 깨어, 그 비밀을 핥고 또 핥으며, 비밀스러운 달콤함을 누리고 또 누렸겠지.
여자로서 좌절감을 맛볼 때마다. 그 비밀을 떠올리며 자존감을 회복하고, 남과 다른 나를 상기할 때마다, 광대에 붉은 홍조를 그리며 빙긋 웃었겠지.
좀 가증스럽다.
그 남자는 그녀를 평생 사랑했을지 모르나.
그녀는 사실 그 남자를 사랑한 것이 아니다.
그저 정말 안전한 일탈을 맛본 것일 뿐.
한 밤중에 CCTV가 없는 한적한 도로에서, 무단횡단을 하는 정도의 일탈이었을 뿐이다.
그러지 않았다면, 결국 그 남자를 따라나섰을 테니까
사랑은 참을 수 없는 것이니까.
결국, 그녀가 사랑한 것은 가족과 남편이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그리 오래 함께 살았지.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아무리 매 맞고, 돈 뜯기고 살아도, 도망가지 않고, 이혼하지 않고 산다면
그건 결국 사랑한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사랑하니까 잡고 사는 거지
잡혀 사는 거지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점에서 나는 이렇게 집에 혼자 있고, 차은우 같은 남자가 덤비더라도, 아마 일탈에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다. 포옹까지는 모르겠다. 가벼운 볼 뽀뽀까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 이상은 즐기지 못할 것이다.
내 성격은 숨길 수 있는 성격이 아니니까
일전에 차승원이랑 바람피우는 꿈을 꾸고, 불륜에 대한 소설을 써보려고 노력했었다.
그런데 소설 속의 여자가 자꾸 자기를 꼬시는 남자를 만나고 와서 남편한테 이야기를 한다.
'그 남자가 밥을 사줬어. 그 남자가 선물을 줬어. 그래도 설마 날 꼬시는 것은 아닐 거야.'라고 순진한 척 군다.
이 소리를 들은 남편은
'그 남자가 잘도 너를 꼬시겠다. 그렇게 잘난 남자가 설마.... 그래도 기분이 나쁘고, 여지를 주지 말아라. 나는 남자로서 기분 나쁘다.'라고 경고한다.
그래도 일 때문에 만나고, 또 남편에게 주절대고, 남편은 또 기분 나쁘고, 부부싸움을 하긴 하는데, 결국 금방 화해한다.
둘 다 내 눈에나 이쁜 부인이지 남들 눈에는 그냥 뚱뚱한 아줌마니까, '당첨되지도 않은 로또로 싸우는 것처럼, 그 남자는 1도 생각 없는데 우리끼리 뭐 하냐' 하면서 웃으면서 대화가 끝난다.
이래서 소설이 진도가 안 나간다.
사실, 이렇게 가슴 두근거리는 신기한 경험을 '남편 외에 누구한테 자랑하는가?'
이게 내 사고방식인 것이다.
내가 맨날 누누이 '너 그렇게 나랑 합방 안 하면 바람피울 거야'라고 말을 했지만, 막상 기회가 오니 아무것도 못했다는 말을 이렇게 구구절절이 하고 있다.
나는, 내 소설은 메디슨카운티의 다리처럼 묵직해지지 못하고, 비밀스럽지도 못하다.
그래서 예술이 못 되는 것 같다.
소설에서도 바람을 못 피우는 나는 결국 영원한 지망생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