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 늙어서, 나이 서른에 결혼을 앞두고, 친구들에게 절교를 당했었다.
그들 잘못이 더 크다고 생각은 하지만, 나도 잘못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잘못은 무엇인가......
내 이야기만 했다. 내 감정만 이야기 했다. 친구들에게 큰 관심이 없었다. 결혼 전에는 그나마 돈에 있어 여유롭기라도 했지. 결혼 후에는 버스값도 아깝고, 시간도 없어서 더더욱 안 만나게 되었다.
그 결과
지금은 진짜 친구가 없고, 이제는 친구를 만나서 무엇을 이야기 나누고 어떻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야 하는지를 잊어버렸다.
보통 회사 동료가 그나마 친구가 되기라도 하고, 이웃 사촌이 친구가 되어줄텐데,
나는 직장 동료가 없다. 사업장1은 전원이 프리랜서라 주 1회 볼까 말까. 할일만 하고 가는 상황이고, 그리고 내가 사장이다.
사업장2는 정규직이지만, 나는 주 1회 1시간 잠깐 회의만 하고 사업장1로 자리를 옮기고 카톡으로만 대화를 한다. 점심은 몇번 사준 적 있지만, 커피 한 잔 하면서 편한 대화를 나눈 적은 없고... 굳이... 싶다. 회식이라도 해야하나 생각은 했지만, 남편 사장의 뜻에 따라 "회식할 돈을 나눠주고, 회식했다 치고 끝" 내고 만다.
내가 사장인데. 직원들하고 회식이나 대화가 뭐가 편하겠나. 그냥 꼰대짓이나 하겠지.
사장은 직장 동료가 없다.
이웃사촌 친구는...
3년 전에, 서울로 이사를 오고, 3년이 지나서야. 학부모들을 만나게 되었는데.
가뜩이나 친구 사귀는 것이 어려운 상황에서, 아이들까지 중간에 걸리다보니 너무나 조심스럽고, 조신해진다.
가족 이야기를 하기도 그렇고, 돈 버는 이야기를 하기도 그렇고, 애들 이야기를 하기도 그렇고, 자랑하는 사람이 되기도, 징징대는 사람이 되기도 싫다. 말 한마디 하고 나서 "저 사람이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신경쓰게 된다.
그러고보니 나는 이슈가 없으면, 대화가 어려운 것 같다. 안건이 있는 회의자리가 아니면 힘들다. 막 미리 대화를 상상하면서 여러 대답의 보기를 준비해놓기도 한다.
가벼운 브런치 모임에도 이렇게 긴장을 하니.. 친구가 생길리가 없지.
**
사실.. 요즘 날씨가 너무 좋다.
편의점 파라솔에서 일광욕을 하면서, 캔맥주 하나를 벌컬 먹고, 기분 좋게 좀 거닐다가. 해가 질 무렵, 테이블이 끈적이는 동네 호프집에서, 소맥에, 강냉이와 골뱅이를 먹으면서, 누구 뒷담화도 하고, 그때 즐거웠지 추억도 나누고, 지금 나의 하루는, 너의 하루는 일상도 공유하면서, 깔깔대고 농담도 하고 , 내일이면 왜 웃었지? 하며 기억도 안날 날아갈 것들로 하루를 채워보고 싶다.
이젠... 정말 오롯이 남편 뿐인데.
남편이랑도 결국 돈 이야기, 사업 이야기로 끝나니... 그다지...
사실, 나는 여러 공문서 작성, 비지니스 이메일 작성, 그리고 전화상담일을 하는데. 정말 잘 한다.
그런 내가, 일상 대화를 못하는 것이 참 이상하다.
내가 intj 라서 그런가......
어떻게 하면, 가볍게 친근하게 대화를 하고, 친해질 수 있을까?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티비나 유머에서 보면 여자들은 전화 끊으면서 "만나서 자세히 이야기해" 라고 한다고 하고, 매일 전화통을 붙잡고 수다를 떤다고 하는데. 사실 연애할때도 나는 전화를 좋아하지 않던 사람이라...
여중 여고 여대 여자대학원 심지어 직업도 학원이나 기자등 여자들 틈에서만 있었는데
나는 왜 이러지?
우리 엄마만해도 50년지기 친구들이 많고, 매일 전화를 2-3시간씩 하고, 30년 된 모임만 5개라 생일주간이면 한달내내 밥먹고 놀러다니기 바쁜데..
나는 정말 왜 이러지?
******
어제 밤에 남편이 위아래 레깅스를 입은 나를 보고, 입혀주고 벗겨주며 ( 너무 쬐서 혼자 입고 벗는게 운동이다 ) 섹시하다고 해줬다. 참.. 당신도 고생이다 싶고, 그렇게라도 노력해주는 남편이 안쓰럽고, 고맙고, 불쌍하고 웃겼다.
어떻게든 아내를 예쁘게 보려고 노력하는 당신 고맙습니다.
친정 엄마가 또 돈을 보내주고, 단백질 음료수를 5박스를 주문해줬다고 했다. ( 내가 누구 닮아 대용량을 사나 했더니, 엄마 닮았네 ) 마흔 넘은 딸내미가 운동한다니 너무 좋아하신다. 죄송하고 감사하다.
딸내미는 친구들을 모아 집에서 놀았다. 엄마 안 닮고 친구들하고 잘 노는 우리 딸 정말 정말 고맙다.
그리고, 어제 오늘 낮잠 안 자고, 10시부터 일했다. 설거지도 했다. 애들한테 소리도 안 질렀고, 밥도 차려줬다. 나도 잘 했다. 나도 멋지다. 나도 오늘 하루 잘 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