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74년 8월 15일, 서울 지하철 1호선 개통 당시 동대문역의 인근 역은 종로5가역과 신설동역이었다. 즉, 동묘앞역은 지하철 1호선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역이었다. 이후 지난 2005년 12월, 1호선 동묘앞역 개통과 함께 환승역 지위까지 오른 역이 됐다.
동묘앞역은 수도권 지하철 역 가운데 딱 4개 역만 가지고 있는 ‘OO앞’역이다. 1호선의 외대앞역, 6호선과 경의중앙선의 환승역인 효창공원앞역, 4호선과 수인분당선의 환승역인 한대앞역이 동묘앞역과 함께 ‘OO앞’역의 주인공들이다.
동묘앞역 1호선 승강장의 경우 다른 1호선 역과 분위기가 완전히 다른데, 이는 인근 역과 개통시기간 30년이나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타 역과 달리 동묘앞역은 이미 내진설계가 적용돼 현재 1호선 구간에서 공사 중인 내진 보강공사를 안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공사로 어수선한 인근 역에 비해 동묘앞역은 상당히 차분한 분위기다.
▲ 환승편의를 위해 유도선이 설치되어 있는 6호선 동묘앞 승강장.
◆ 뒤늦게 탄생한 1호선 동묘앞역 승강장…환승거리 짧고 환승도 어렵지 않아
먼저 개통한 6호선과 환승 편의를 위해 개통한 1호선 동묘앞역은 환승거리 역시 상당히 짧은 편이다. 이와 더불어 환승유도 또한 잘 마련돼있어 어렵지 않게 환승이 가능하다. 특히 6호선 승강장 바닥에는 띠로 환승통로까지 유도했는데, 이는 마치 고속도로 교차로에 표시한 유도선을 보는 것 같다.
환승 유도선을 따라 이동하면 출퇴근 시간에도 어느정도 혼잡하지 않을 넓은 환승통로가 등장한다. 직선이 아닌 지그재그로 된 환승통로는 걷기에 지겹지가 않다. 특히 거리가 짧아 두 노선 간 환승시간은 기자의 걸음으로 2분 정도 소요됐다.
▲ 어느 시간대나 여유있는 공간 확보가 가능한 동묘앞 환승통로.
동묘앞역 환승통로의 시각 장애인용 점자블록은 마치 중앙선이 됐다. 승객들은 점자블록을 두고 우측통행을 하는데, 이는 마치 동대문역의 유도 화살표를 대신한 것 같다. 이러한 효과로 동묘앞역도 승객들이 서로 동선이 겹치지 않고 원활하게 환승할 수 있다.
▲ 엘리베이터 안내가 자세하게 표기된 6호선 동묘앞 승강장.
또 동묘앞역은 교통약자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엘리베이터가 승강장마다 설치됐다. 6호선 승강장의 경우 유도선에 연결된 통로 벽면에 엘리베이터 안내도 따로 만들어 교통 사각지대를 방지하는데 일조했다.
◆ 운행선에 승강장 건설된 동묘앞역…반대편 승강장 통행시 아래로 연결된 통로 거쳐야
지하철을 자주 이용하면 대합실이 승강장보다 위층에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지하 역사에만 주로 해당하지만, 1호선 동묘앞역은 조금 다르다.
인근역인 동대문역과 신설동역은 승강장이 지하 2층에, 대합실은 지하 1층에 있다. 반면, 동묘앞역은 승강장이 지하 1층에 있고 대합실도 지하 1층 혹은 지상에 있다. 이러한 이유로 동묘앞역에 승강장에서 개찰구가 바로 연결된 출구가 존재한다.
해당 출구에서 개찰구로 들어온 승객은 반대편 열차를 이용하기 위해 별도의 통로를 지나야 하며 이 통로는 승강장 아래 지하 통로로 이어졌다. 물론 6호선 환승통로도 이용할 수도 있다.
▲ 갈아타는 곳에 동일노선 반대편 타는 곳 표기도 함께 있는 1호선 동묘앞 승강장.
그러므로 6호선 환승안내에는 1호선 반대편 방면 타는 곳도 표기됐다. 주로 대합실에서 승강장 안내가 있기에 환승통로에는 같은 노선의 반대편 타는 곳 안내는 거의 볼 수 없다. 그러나 1호선 동묘앞역은 출구와 승강장이 바로 연결된 특수한 형태로 흔하지 않은 안내판도 볼 수 있다.
이와 유사한 역으로, 2호선 성수지선의 용두역과 3호선 원흥역이 있으며 승강장과 출구가 직접 연결돼있다. 물론 두 역도 승강장 아래쪽으로 설치된 별도의 통로로 반대편 승강장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이 두 역도 개통된 이후 추후에 추가 설치한 공통점이 있다.
특이하게 1호선 청량리역도 승강장이 대합실보다 위에 위치하지만 출구가 바로 승강장과 이어지지 않는다. 더구나 동묘앞역과 달리 섬식 승강장인 청량리역은 기차역 지하 통로를 지나는 느낌이 더 강하다.
7호선 건대입구역은 승강장과 출구가 바로 연결돼있어 지하로 이어진 통로를 만날 수 있다. 다만, 건대입구역은 노선 개통과 함께 탄생한 역이라 1호선 동묘앞역과 차이가 있다.
한편 우이신설선 정거장들은 1호선 동묘앞역과 같은 구조가 많다. 이 역들도 위가 아닌 아래로 이어진 통로를 통해 반대편 승강장으로 넘어갈 수 있다. 이와 같이 1호선 동묘앞역과 같은 구조의 승강장이 늘어나면서 이제 동묘앞역도 눈에 띄는 역에서 일반적인 역이 됐다.
* 덧붙이는 글 : 본 내용은 <철도경제신문> '매거진R' 코너에 2021년 3월 24일자로 송고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