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승 가능노선 - 1호선, 5호선
1호선과 5호선은 두 번에 걸쳐 서로 만난다. 하지만 두 번 모두 환승역이 맞나 싶을 정도로 결코 녹록치 않은 환승거리를 자랑한다. 두 노선은 강북에서 한 번, 강남에서 한 번 만난다. 그런데 만날 때마다 서로 관계가 좋지 않은지 한 블록 떨어진 채로 평행하게 자리 잡은 것도 우연이라 하기에는 너무도 같다.
강북에서 만나는 종로3가역은 3호선이 중간에 매개 역할을 해서 환승거리가 그렇게 길어 보이지 않지만, 강남에서 만나는 신길역은 다른 노선이 중간 역할을 해주지 않아서 환승거리가 상당히 길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호선과 5호선은 서로 만날 때마다 비슷한 점을 가지고 있다. 종로3가역의 경우 두 노선 모두 승강장이 직선 형태로 되어있는 반면, 신길역은 곡선 승강장 형태로 되어있다.
환승통로 역시 종로3가역은 직선으로 연결되어 있다면 신길역은 곡선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환승통로에는 상점가가 형성된 점도 두 역이 동일하다. 차이점이 있다면 종로3가역의 1호선은 지하철 1호선으로 서울교통공사 소속이지만, 신길역 1호선은 경부선 전철로 코레일 소속이라는 점이다.
환승거리가 매우 긴 편인 신길역은 한강 아래로 지나서 승강장이 매우 깊은 곳에 있는 5호선과, 지상에 있는 1호선의 높이 차이를 극복하느라 환승통로가 더 길어졌다. 그리고 종로3가역은 1호선이 개통하고 순차적으로 3, 5호선이 개통했다면, 신길역은 5호선이 먼저 개통한 후 환승편의를 위해 1호선이 개통한 역이다.
이는 동묘앞역과 유사한 형태다. 단, 동묘앞역과 달리 1호선 승강장을 5호선과 가까운 곳에 두기가 어려웠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환승거리가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 승강장보다 긴 환승통로...중간 지점부터 환승통로 분위기 달라져
신길역의 환승통로는 공항철도 개통 이전까지는 환승거리가 최상위 권에 들 정도로 매우 긴 편이다. 그러나 이 역은 따로 평면 무빙워크가 따로 설치되어 있지 않다. 환승통로가 곡선임에도 불구하고 무빙워크가 있는 4, 7호선 환승역인 총신대입구(이수)역을 견주어 볼 때, 조금 아쉬운 대목이다.
아무래도 이 환승통로 중간에 상점가가 형성되어서 별도의 무빙워크 설치를 고려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다행히 상점가 덕분에 거리는 길지만 환승통로를 걸으면서 지겹다는 느낌은 크게 받지 않았다. 환승통로에는 다른 노선까지의 거리가 나와 있는데, 두 거리를 합산하면 약 500m에 가까울 정도로 환승거리가 길다.
10량 편성 열차 기준으로 승강장이 200m 남짓 한다는 사실을 비추어 볼 때 환승거리만 해도 승강장 두 개를 붙이고도 더 긴 샘이다. 더구나 한쪽 방면으로 치우쳐있는 환승통로를 감안할 때, 환승통로의 반대편에 내렸다면 최대 1km 남짓 걸을 수도 있다. 통상 지하철 역 간격이 1km 정도임을 생각해보면 거의 한 역을 걸어가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 환승통로는 주변 변화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한 번쯤 무언가 달라진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다. 그 경계는 소방구역과 같이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다. 이는 서로 운영 주체가 다른 두 회사에서 각자의 디자인을 적용한 결과 다른 분위기의 환승통로가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통상 환승통로는 나중에 개통한 노선에서 공사하는 경우가 많아서 통로 디자인 역시 나중에 개통한 노선의 디자인을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신길역은 1호선과 5호선이 절반씩 환승통로를 공사한 모양이다.
외벽과 바닥 인테리어는 물론, 안내판까지 완전히 다른 분위기다. 신길역 주변은 거대 상권이나 주거 밀집지역이 아니기 때문에, 이 역을 이용하는 승객은 대부분 환승 승객이다.
사실 1km 남짓 하는 거리를 환승하는 승객이 얼마나 되겠냐 싶겠지만, 출퇴근 시간대에 신길역을 방문해보면 환승통로가 부족함을 몸소 체험할 수 있다. 거대한 환승거리만큼 환승통로가 그렇게 좁은 편도 아닌데도 출퇴근 시간대는 오히려 승객들이 긴 꼬리를 물고 있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원래 없었던 1호선 신길역이 탄생해야만 하는 이유를 말해주기라도 하듯 환승거리에 아랑곳 않고 많은 승객들이 이곳을 매일같이 지나고 있던 것이다.
한편, 5호선 에스컬레이터가 있는 곳에는 경사형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어서 교통약자도 환승하는데 큰 불편함은 없다. 1호선 쪽도 엘리베이터가 승강장과 직접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환승거리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환승통로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은 다행스럽다.
◆ 1호선 승강장은 공사 중...곡선 승강장이라 특히 안전에 유의해야
신길역은 앞서 언급한대로 곡선 승강장과 곡선 환승통로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곡선 승강장은 필연적으로 열차와 승강장 사이의 간격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1호선 신길역은 현재 스크린도어 공사가 한창 중이다.
신길역의 기존 스크린도어는 다른 역과는 많이 다른 디자인으로 눈길을 끌었는데, 이제 그 모습은 추억이 되었다. 바뀌는 스크린도어는 다른 역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디자인이 되었는데, 연속성 측면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1호선 신길역의 연결통로는 계단으로 된 통로와 에스컬레이터로 된 통로가 있는데, 아무래도 에스컬레이터 쪽으로 승객이 많이 몰린다. 아무리 급하더라도 스크린도어가 완성될 때까지는 시간적인 여유를 두고 통행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