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순환선 노선인 서울 지하철 2호선은 원래 다른 노선들과 마찬가지로 계획 당시엔 시발역과 종착역이 있는 평범한 선형 노선이었다. 그러다 갑자기 순환선으로 변경이 되면서 일부 구간은 지금과 같이 지선 형태로 남게 되었다.
2호선에는 2개의 지선 노선이 존재하는데, 두 노선의 탄생 배경은 전혀 다르다. 편의상 신설동역에서 성수역까지 운행하는 구간을 성수 지선, 까치산역에서 신도림역까지 운행하는 노선을 신도림 지선이라고 명칭 하겠다.
성수 지선의 경우 본선에서 지선으로 바뀐 구간이라 2호선 개통 때부터 운행 중인 노선이었으나, 신도림 지선은 차량기지로 향하는 열차만 다니던 노선에서, 5호선 개통에 맞춰 점차 연장되어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성수 지선은 고가역인 성수역부터 지상과 지하의 경계에 자리한 신답역에 이르기까지 지상 구간을 운행한다. 그러나 신도림 지선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이 지하로만 운행하고 있다.
▲ 성수 지선 구간에서 운행 중인 신형 열차.
성수 지선은 신형 열차를 도입해서 다양한 열차가 운행 중인 반면 신도림 지선은 본선에서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구형 열차도 여전히 운행할 정도로 새로운 열차는 아직까지 볼 수 없다. 성수역과 신도림역의 승강장 구조 역시 서로 다르다. 본선에 한정했을 때 성수역은 상대식 승강장 구조로 되어있고, 신도림역은 섬식 승강장 구조로 되어있다. 물론 지선 노선은 본선 노선의 바깥쪽에 위치한 점은 같다.
성수역의 경우 본선 중 뚝섬역 방향 승강장은 지선 노선을 같은 승강장에서 바로 이용이 가능하지만, 건대입구역 방향 승강장은 대합실을 거쳐야 한다. 반면 신도림역은 2호선 본선 노선이 섬식 승강장 구조여서 방향에 관계없이 지선 구간으로 가려면 모두 대합실을 거쳐야 한다.
한편, 성수 지선은 먼저 생겼음에도 4량 편성 열차만 운행 중이어서 2호선 노선 중 가장 짧은 편성을 운행하고 있다. 반면 신도림 지선은 6량 편성으로 늦게 생겼지만 성수 지선보다 이용 승객이 더 많다.
마지막으로 성수 지선에 해당하는 역들은 신설동역을 제외하면 모두 2글자로 구성된 역이지만, 신도림 지선은 2글자로 된 역이 하나도 없다. 운행 편성처럼 역 이름 길이도 신도림 지선이 긴 것이 특징이다.
두 노선의 비슷한 점은 신도림 지선 기사에서 다시 다루도록 하겠다.
◆ 도로 위의 복잡한 얽힘... 성수 지선의 시작
▲ 성수역 승강장 모습, 신설동행 열차는 4량 편성이라 승강장 중간에만 정차한다.
성수역은 엄밀히 말해서 환승역은 아니다. 그러나 본선과 지선이 만나는 역이어서 꽤나 복잡하다. 아쉬운 점은 승강장 폭이 좁은데다가 대합실로 연결된 통로가 승강장 양 끝에만 있어서 역에서 빠져나가는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아무래도 지상에 위치한 역이라서 승강장 폭을 넓히는데 한계가 있는 점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한편, 성수역 밖으로 나와서 선로를 보면 고가가 복합적으로 얽힌 것을 볼 수 있다. 평면 교차가 아니라 입체 교차로 본선과 지선이 나누어지면서 그 아래에 위치한 도로까지 더욱 복잡해졌다.
▲ 성수역 아래에서 바라 본 2호선 고가. 가운데가 본선, 측면이 지선이다.
이러한 영향으로 뚝섬역을 오가는 본선의 경우 성수역을 출발하면서 조금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가지만, 용답역으로 향하는 지선의 경우 성수역을 출발하면 내려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지선의 경우 성수역을 출발하면 급격히 우측으로 꺾이기 때문에 철도 특유의 소음이 심한 편이다. 이는 열차가 진입하고 있는지, 아니면 출발하고 있는지 느낌으로 알 수 있다.
◆ 차량기지가 한 눈에 들어오는 용답역
성수역에서 출발하여 어느 정도 달리면 용답역이 등장한다. 신설동행 열차 기준으로 용답역의 우측에는 거대한 차량기지가 펼쳐지는데, 이 차량기지가 바로 군자 차량기지다. 용답역에서도 차량기지를 바로 볼 수 있을 정도로 가까이 위치하고 있지만, 차량기지를 좀 더 잘 보기 위해서는 2번 출구로 나가면 된다. 만약 차량을 이용할 경우 내부순환도로에서 보면 가장 잘 보인다.
▲ 용답역 2번 출구에서 바라본 군자 차량기지.
용답역은 대합실과 승강장을 잇는 연결통로가 한 곳에 불과할 정도로 아담한 역이지만, 이용 승객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이 공간도 충분히 넓어 보인다. 그리고 출구와 바로 청계천 자전거도로가 이어져서 유독 자전거를 이용하는 승객 또는 라이더를 많이 볼 수 있는 역이다.
그래서인지 1번 출구는 마치 굴다리를 지나는 것처럼 넓은 통로로 되어있으며, 2번 출구 아래에도 2-1번 출구라고 해도 무방할 또 하나의 통로가 자리하고 있다. 2번 출구의 경우 육교 위로 올라가서 청계천 위로 건널 수 있게 해놓았다.
◆ 정원처럼 꾸며놓은 신답역
다음 이어지는 신답역은 역시 신설동역 방면 승강장에서 색다른 모습을 즐길 수 있다. 신설동역 승강장 앞쪽에는 여기가 승강장인지 정원인지 잠시 착각할만한 공간이 있다. 물론 거대한 숲으로 우거진 모습은 아니지만, 이렇게 지하철 역도 정원으로 꾸밀 수 있음을 보여준 재미있는 역이다.
▲ 정원처럼 꾸며놓은 신답역.
신답역은 정원처럼 꾸며놓은 승강장 외에도 출구가 하나 밖에 없는 역이라는 점에서 다른 역과 구별되는 역이기도 하다. 이는 도로 한 쪽 측면에만 자리한 승강장 위치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성수역 방면으로 가는 승객은 반드시 신설동역 방면 승강장을 거쳐야한다.
신답역에는 1호선 서울메트로 소속 열차를 볼 수 있는 마지막 역이기도 한데, 서울메트로 소속 1호선 열차 역시 군자 차량기지로 향하기 때문이다. 1호선은 코레일의 영향으로 좌측통행을 하고 있는데, 우측통행의 2호선 구간에서는 1호선 열차도 방향을 바꾸어 우측통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렇게 방향이 바뀌면 기관사들이 운행하기에 상당히 어색할 것 같다.
▲ 군자 차량기지에서 운행을 위해 출발하고 있는 1호선 열차.
◆ 중간에 탄생해서 분위기가 다른 용두역
원래 성수 지선으로 재개통했을 때는 용두역이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용두역을 방문하면 다른 역과는 좀 다르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우선, 승강장 자체가 상당히 곡선 선로에 만들어져 있어서 열차가 약간 기울어진 채 정차하게 된다. 철도나 도로나 원심력을 최소화하고자 바깥쪽을 더 높게 만드는데, 하필 그렇게 높게 만든 곳에 승강장을 만들게 되었기에 발생한 일이다.
그렇게 어색한 느낌을 받으며 하차하면 갑자기 승강장과 연결된 개찰구를 맞이하게 된다. 물론 반대편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오히려 지하 통로를 통해 이동해야 한다. 가깝게는 1호선 동묘앞역과 같은 구조라고 볼 수 있다.
▲ 승강장에서 바로 개찰구를 볼 수 있는 용두역.
지상에서 지하로 내려온 지 얼마 안 되는 곳에 위치한 용두역은 지면과도 상당히 가깝다. 그래서 연결된 개찰구로 낮에는 직사광선이 들어올 정도다. 이렇게 지하 1층에 위치한 용두역을 지나면, 이제 성수 지선에서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한 신설동역이 등장한다.
◆ 진입경로로 인해 스위치백 운행을 하는 신설동역
2호선 신설동역은 조금 독특한 구조인데, 용두역과 신설동역 사이에 선로 분기 장치가 있어서 하차 승강장에 들어온 열차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온 길을 다시 되돌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 후, 선로 분기하고 다시 방향을 바꿔 승차 승강장으로 진입하게 되는데, 이는 마치 스위치백을 보는 것 같다. 그 동안 열차 내 기관사가 앞뒤로 여러 번 왔다 갔다 해야 해서 상당히 힘이 들 것이다. 그나마 열차가 4량 편성이라 다행이다.
이렇게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 자체가 불편함은 물론 많은 시간을 소요하는 신설동역에서는, 열차 배차 간격에 따라 하차 승강장이 아닌 승차 승강장만 이용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신설동역을 지나서 새로운 선로 분기 장치를 설치하지 않는 특별한 사연이 있기라도 한지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 덧붙이는 글 : 본 내용은 <철도경제신문> '매거진R' 코너에 2021년 12월 22일자로 송고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