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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 11. 2019
다니는 열차에 따라 분위기가 완전히 다른 노선
무로란 본선(室蘭本線) 첫 번째 이야기
홋카이도 내륙과 해안선을 걸쳐서 이어지는 무로란 본선은 사실 본선이라는 이름이 어울리지 않는 구간이 더 많다. 이 노선도 특급열차가 다니기는 하지만 주변 노선들을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하는 것처럼만 보일 뿐, 무로란 본선 자체를 중심으로 운행하는 특급열차는 있기는 하지만 그리 많지가 않다.
무로란 본선의 위치. 많은 노선과 얽혀있다.무로란 본선은 삿포로 외곽선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삿포로를 끼고 있는 주변 지역들을 이어주는 노선이다. 이 노선은 본선과 지선으로도 구분할 수 있고, 복선 구간도 있고 단선 구간도 있으며, 전철 구간도 있고 비전철 구간도 있어서 다양한 얼굴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홋카이도 중심부에 위치하다 보니 주변에 교차하는 다른 노선들과 복잡하게 얽혀있다.
다른 노선 2개와 지선이 이어진 것처럼 보이는 무로란 본선.무로란 본선은 세키쇼선과 마찬가지로 지선을 끼고 있는데, 홋카이도의 특징인지 지선이라는 말은 사용하지 않았다. 대신 홋카이도에서 붙이는 역 번호는 무로란 본선과 무로란 지선이 서로 다른 것을 볼 수 있었다. 홋카이도 역 번호의 특징은 노선 이름과 상관없이 특급열차의 운행에 따라 역 번호를 부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 보니 무로란 본선은 같은 노선임에도 불구하고 역 번호가 연속적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다.
무로란 본선의 주요 역 역명판을 살펴보면 더 자세하게 알 수 있다. 먼저 위쪽 시작 역인 이와미자와역은 A로 시작하는 역 번호가 부여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중간쯤 와서 볼 수 있는 유니역에는 역 번호가 따로 없다. 한편 치토세선이 합류하는 도마코마이역부터는 H로 시작되는 번호가 계속 나온다. 그러나 무로란 지선으로 빠지는 무로란역의 경우 M으로 시작하는 역 번호를 사용 중이다.
같은 노선임에도 불구하고 역 번호가 연속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무로란 본선. 그것은 운행하는 열차를 통해 더 명확하게 구분을 할 수 있다. 같은 이름을 쓰는 노선일 뿐, 상당히 이질적으로 보이는 무로란 본선. 구간 별로 주요 운행열차를 살펴볼까 한다.
먼저 역 번호도 부여받지 못한 이와미자와역에서 도마코마이역 간 구간. 역 번호도 부여받지 못한 이 구간은 당연하겠지만 보통열차만 운행하고 있다. 이 열차의 역명판은 이와미자와와 도마코마이로 고정되어 있는데, 이 구간 외의 구간에서는 이 열차가 운행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열차는 다른 구간에서도 볼 수 있는 열차가 운행 중이어서 큰 특징을 찾아보기는 어려운 구간이다. 단, 무로란 본선만 놓고 보면 이 구간만 유일하게 내륙을 가로지르는 구간이어서 광활한 홋카이도 평지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전기 설비를 갖춘 구간으로 진입하는 도마코마이에서 무로란 구간은 특급열차를 볼 수 있는데, 하코다테까지 가는 슈퍼 호쿠토호도 있지만, 무로란 지선구간까지 운행하는 열차는 스즈란호가 있다. 이 열차는 삿포로역부터 계속 전기 설비를 갖춘 구간을 운행하기 때문에 홋카이도에서 보기 드문 전동 특급열차 중 하나다.
홋카이도는 그만큼 전기 설비를 갖춘 구간이 많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스즈란호의 일부 열차는 무로란 지선구간까지 거치지 않고 무로란 지선이 시작되는 히가시무로란역까지만 운행하는 열차도 있다.
이 구간도 보통열차는 존재하는데, 특이하게 전동 열차가 아닌 디젤 열차가 운행하고 있다. 1량 편성으로 운행할 수 있는 전동 열차가 없어서 그런 것으로 보인다. 디젤 열차는 버스처럼 1량 편성도 충분히 독립적으로 운영이 가능하지만, 전동 열차는 그것이 안 되는 모양이다. (1량 편성이 대부분인 노면 전차를 보면 꼭 그런 것 같지는 않은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JR 열차 가운데 1량 편성 전동 열차는 볼 수가 없었다.)
무로란 본선 가운데 유일하게 지선 구간인 히가시무로란역에서 무로란역 구간은 전기 설비가 되어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동 열차는 거의 볼 수가 없다. 특급열차인 스즈란호가 아니면 전혀 볼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 구간도 디젤 열차의 웅장한 소리를 더 많이 들을 수 있는 구간이다.
이 구간을 운행하는 1량 편성의 열차도 역명판이 고정적으로 되어있다. 그러나 이와미자와역에서 도마코마이역 구간과 달리, 회전식 역명판을 사용하고 있어서 운행 구간의 변동 여지는 남겨놓고 있다. 실제로 이 구간을 운행하는 열차들이 무로란 본선 구간을 좀 더 달려서 무로란역에서 도마코마이역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