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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도 방랑객 Aug 09. 2020

오사카 지하철에서 볼 수 있는 것들

일본 지하철 도시별 정밀 탐방 두 번째 이야기

  우리나라에 부산이 있다면, 일본에는 오사카가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두 도시는 비슷한 점이 많다. 지하철에 있어서도 오사카는 수도인 도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노선이 운행 중에 있다. 이번에는 오사카 지하철에서만 볼 수 있는 장면을 모아보았다.


노선에 상관없이 도입 시기에 따라 열차 모양과 외부 디자인이 거의 동일한 오사카 지하철 - 동일 디자인(1).
동일 디자인(2).


  오사카 지하철의 가장 큰 특징은 노선과 무관하게 열차를 언제 도입했는지에 따라 열차 디자인이 결정되는 점이다. 그러니까 같은 노선 안에서도 디자인이 다른 열차가 운행되는 반면, 다른 노선인데도 같은 디자인의 열차도 만날 수 있다. 물론 노선 고유의 색을 활용해서 외부 디자인을 꾸며놓았기 때문에 열차 외관을 보면 어느 노선인지 구분할 수는 있다.


동일 디자인(3).
동일 디자인(4).


  모든 노선에서 열차 호환이 가능한 점은 큰 장점이지만, 노선별로 고유의 디자인이 없다는 점은 우리나라 수도권 전철과 유사하다. 그 가운데서도 맨 마지막에 있는 동일 디자인(4)의 열차들은 이 두 노선에서만 볼 수 있는 열차들로, 나머지 노선과 달리 전기 설비가 위쪽에 있어서 팬터그라프를 볼 수 있다. 그리고 열차 규격이 상대적으로 작다. 1량 4 도어가 기본인 다른 열차와 달리 1량에 3 도어인 것도 특징이다.


사철의 영향으로 1량 3도어를 채택한 노선(사카이스지선).


  아무리 모든 노선이 동일한 디자인이라고 하더라도, 꼭 예외는 존재하는 법이다. 동일 디자인(4)에 있던 열차 규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1량 3 도어 열차가 있는데, 이는 직결 운행하는 사철의 영향으로 보인다. 규격은 동일 디자인(1, 2, 3)의 열차와 비슷한 크기인데 출입문은 동일 디자인(4)과 같은 사카이스지선의 열차.

  이 열차는 열차 외관의 배경색도 2가지 색으로 이루어져 있다. 다른 노선의 경우 노선 색에 맞춰 한 가지 색으로만 외관을 구성하고 있는 것을 감안해볼 때 사카이스지선은 정말 눈에 튀는 노선이다. 이처럼 다른 열차와 다른 모습으로 운행하게 된 것은 직결 운행을 하고 있는 한큐 전철의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같은 노선이지만 배경 색만 같은 오사카 지하철.


  열차 디자인은 달라도 같은 노선임을 알 수 있는 열차 외관. 이는 앞으로 운행 중인 열차가 내구연한이 다 되어서 또 새로운 열차로 바뀌더라도 마치 전통처럼 이어질 것 같다.


열차에 관계없이 차량칸 번호가 있는 열차.


  한편, 오사카 지하철에서만 볼 수 있는 또 다른 모습이 있는데, 바로 열차 외관에 붙어있는 열차 칸 숫자 표기다. 열차는 상황에 따라 열차 편성을 달리할 수도 있고, 또 정비를 위해 일부 칸만 분리해서 다른 열차를 붙여서 운행할 수도 있다. 즉, 기관실이 있는 맨 앞과 맨 뒤를 제외하면, 중간에 있는 열차칸은 어디에 위치해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종합해보면 2량에 위치한 열차가 반드시 2량에만 위치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오사카 지하철은 이처럼 측면에 열차 차량번호를 기입함으로써 열차 편성을 고정시킨 것도 모자라서 한 번 부여받은 열차칸은 어떤 열차와 조합을 해도 그 위치에 그대로 있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런데 이 숫자들도 노선 색에 따라 바탕색만 다를 뿐, 위치나 디자인, 크기는 동일하다는 점에서 통일성을 중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튀는 구간인 사카이스지선도 마찬가지로 동일한 곳에 숫자가 들어가 있다.


동일한 규격의 역명판.


  오사카 지하철은 유독 통일성을 강조하는 것 같다. 역명판 역시 마찬가지로, 노선 색만 달라질 뿐 역이름 위치나 인근역 표기, 심지어 역번호 표기까지 같은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더 세부적으로 나누면 지상에 있는 역은 둥근 모서리를, 지하에 있는 역은 각진 모서리를 채택한 것까지 동일하다. 이렇게 노선이 제법 많음에도 불구하고 한결같이 일정한 틀을 유지하는 지하철은 오사카 외에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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