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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도 방랑객 Oct 15. 2020

지역 색을 보여주는 독특한 전차

일본 노면전차 탐방 다섯 번째 이야기

  움직이는 광고판으로도 충분히 활용가치가 높았던 노면전차. 더 나아가서 그 지역의 고유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도 가능함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일본에서 운행 중인 노면전차 가운데는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그 지역만의 고유 디자인의 독특한 전차가 거리를 누비고 있다.

  특히 과거와 현재의 조화를 추구하는 클래식한 디자인 전차는 관광객은 물론 지역 주민들에게도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해주고 있다. 이 클래식한 전차는 정기운행 노선도 있긴 하지만 주로 관광을 목적으로 하는 운행으로 구분함으로써 한정판을 좋아하는 일본인의 심리를 자극한 것도 볼 수 있었다.


초창기 하코다테를 누비던 노면전차.


  가장 먼저 살펴볼 전차는 하코다테 노면전차. 정기적으로 운행하지는 않지만, 시운전으로도 간간이 보여서 마치 정비를 위해 도깨비처럼 나타나는 닥터 엘로우(ドクターイエロー)나 이스트 아이(East-i) 신칸센을 연상하게 만든다. 현재 운행 중인 전차와는 사뭇 다른 디자인으로 인해 어디서나 눈에 잘 띄는 이 전차는 하코다테를 알리는 광고에도 등장한다. 그 정도로 이 노면전차는 하코다테의 얼굴로 위상을 높이고 있다.


관광열차를 운영 중인 가고시마 노면전차.


  가고시마에서 운영 중인 노면전차는 열차를 완전히 개조해서 관광열차화 한 것을 볼 수 있다. 이 전차는 통상 전차 요금보다 약 2배 가까이 비싸며, 차내 안내원까지 탑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전차 이름도 있고, 행선지판에는 관광전차라는 명칭까지 사용 중임을 알 수 있다. 이 노면전차 역시 하코다테와 마찬가지로 과거와 현재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구마모토 클래식 노면전차.


  한편 구마모토에도 가고시마와 유사한 형태의 클래식 노면전차를 운영 중이다. 조금 시간이 오래되어서 지금 구마모토를 가면 이 전차를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외관만 봐도 통상 운행하는 노면전차와는 확실히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고풍적인 외관 색은 노면전차라도 고급스러움이 느껴지기까지 한다.


자매도시를 홍보하고 있는 가고시마 노면전차.


  한편 가고시마 노면전차는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색다른 모습으로 운행 중인 전차가 있다. 일본 본섬 가운데 가장 남쪽에 위치한 가고시마는 같은 일본 국내라도 해외로 느껴지는 도시가 많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유독 자매결연을 맺은 도시가 많았는데, 그 도시들을 홍보하는 데도 전차를 활용하고 있었다. 여기는 광고보다는 해당 도시의 문화유산, 자연유산을 배경으로 하여 전차를 꾸며놓은 모습이 인상적이다.


고유 색을 정립한 란덴 전차.


  한편 고유 색으로 노선의 특징을 살린 전차도 볼 수 있다. 교토를 가로지르는 란덴 전차가 바로 거기에 해당하는 전차다. 다른 색의 전차도 있지만, 대부분의 전차는 보라색 원색을 사용하고 있어서, 보라색이라 하면 란덴이라 생각할 정도로 각인시키고 있었다. 이는 별도의 광고가 없어도 광고효과를 누릴 수 있음을 알 수 있는 장면이다.


먹거리를 테마로 한 게이한 노면전차.


  마지막으로 색다른 테마를 적용한 노면전차도 볼 수 있었다. 게이한 사철에서 운행 중인 이시야마사카모토선은 맥주와 어묵을 테마로 한 먹거리 열차를 운행하고 있는데, 열차 내부는 다른 전차와 다를 바가 없다. 하지만 어디서나 잘 보이는 외관을 화려하게 꾸밈으로써 주변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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