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기후위기의 시대를 살아가며 느낀 점

Written by 수진

선택된 제시어: #기후위기 #열정 #지속가능성 #길


기후위기를 인식하고 무언가 변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 있는데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라는 질문에선 여전히 답을 찾지 못했다.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매뉴얼이 주어져 그대로 따라 할 수만 있다면 좋겠다.

미세먼지로 그득한 중국에서 생활한 후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인지했고 빈번한 태풍과 해마다 더워지는 여름, 그리고 지구 곳곳에서 발생하는 이상현상을 보며 기후위기를 실감했다. 이러한 변화들이 단순히 생활조건이 변하는데 그치지 않고 인간의 정신과 신체적 건강 그리고 생태계에 치명적인 위협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 기후위기의 시대를 살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나도 무언가 해야겠다고 결심했었다.

지구에 해가 되지 않는 삶을 살기 위해 나는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육식을 줄이겠다고 결심했다. 장을 볼 때 가방을 들고 다니고, 음료는 텀블러에 담아 마시고, 채식 지향적 삶의 첫 번째 단계로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먹지 않기로 했다. 기후위기에 대응하겠다는 나름의 원대한 목표와 열정에 비해 실천이 작게 느껴질 때도 있는데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이 마저도 지키기 어렵다는 것이다. 자취를 하다 보니 물을 사 마셔야 하는데 그러면 페트병이 가득 쌓이게 된다. 또 배달음식을 시킬 때면 자연히 플라스틱이 나오게 되더라. 배달음식을 시키지 않으면 되는데 배달의 민족 어플을 켜고 행복한 표정으로 밥을 고르고 있는 나를 볼 때면 그것도 참 어려운 것 같다. 내가 하고 있는 실천이 과연 의미가 있는 것일까 회의감이 들기도 한다. 식당 반찬으로 소고기나 돼지고기가 나올 때 주변 사람들이 맛있게 먹고 있는 것을 볼 때면 한편으로 맛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 나의 실천이 의미가 있는 것일까 회의감이 들 때가 있다. 또 나는 열심히 텀블러를 들고 다니는데 주변에 쌓여가는 플라스틱과 종이컵을 볼 때면 내가 하고 있는 실천이 정말 지구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나의 만족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행동들일까 의문이 들기도 한다.

기후위기를 인식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사람들, 기후위기를 인식했음에도 무시하는 사람들, 그리고 이를 인식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언가 힘이 되어보겠다고 결심했음에도 큰 해결책을 찾지 못하는 나 사이에 차이점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 내가 어느 정도의 실천을 하고 살아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다. 그래서 요즘 기후위기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여정에서 나는 지금 인식의 단계에 있는 것 같은데 지금 내가 가진 고민들은 해소하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새로운 지식이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기후위기에 산다는 것은 어쩌면 새로운 변화에 대한 저항감을 견디고 지속 가능한 삶을 향해 끊임없이 나아가는 일일지도 모른다. 이전과 다른 새로운 길을 가면서 느낄 저항감을 떨치기 위해 공부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열정과 노력의 메인스트림에서 한 발 물러서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