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삶이 곧 예술, 전시장을 관람하는 예술 행위
에바와 아들레(Eva and Adele)는 독일 출신의 혼성 커플이다. '에바와 아들레'라는 이름은 '아담과 이브'에서 따왔다고 한다. 또한 이들은 베를린의 캠핑카에 거주하고 있으며 캠핑카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자신의 예술은 시작된다'라고 한다고 말하였다. 1980년대 후반부터 활동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누가 에바이고, 누가 아들레인지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다. 민머리를 하고 짙은 화장과 항상 서로 같은 옷을 입고 등장한다. 의상은 시대를 추정하기가 어렵다. 성 구별 조차도 없다. 하지만, 화려한 의상과 액세서리를 통해 자신의 이미지를 전달한다.
에바와 아들레의 예술 행위는 그저 '전시장을 관람하는 것'이다. 자신의 공동생활을 예술품으로 보여 주고 있다. 국제적인 미술행사에 초대받거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등장한다. 에바와 아들레의 스케줄표에서 보이듯이, 이들은 일정이 굉장히 많다. 날짜에 맞춰 입을 옷과 슈즈, 미술관 명 등이 날짜별로 나열되어 있다.
에바와 아들레는 실제로, 정말 진지한 자세로 열심히 관람한다고 한다. 그런 이들의 모습을 관람객들의 시선을 빼앗는다. 행사를 취재하러 온 기자나 미디어를 상대로 자신을 취재하도록 유도한다. 결국, 행사의 어떤 작업들보다 그들은 주목을 받게 된다. 이것은 '인기'를 얻고 싶어 하는 작가의 욕구를 직접적으로 충족시키는 것이다.
많은 저널에 소개되기 시작하면서 세계적으로 알려지며 그들만의 독특한 이력을 양산해왔다. 이들은 활동이 10년이 넘자 개인전을 하기도 했다. 자신들이 직접 제작한 작업이 아닌 다른 이들로부터 그려진 그림이나 사진을 통해 전시회를 열었다. 개인적인 만남을 통해 이루어진 사진과 편지들은 에바와 아들레의 삶을 증명해주며, 동시에 예술품을 제작하는 작가가 아니라도 전시회를 열 수 있는 근거들을 제시해주었다.
'서로 언제 만났느냐'는 질문에 에바와 아들레는 이렇게 대답했다.
"우리는 미래에서부터 왔고, 과거로 부터 오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비오 그라피는 우리의 작업이지요.
우리가 있는 어느 곳이든지 그러니까 미술관인 셈입니다.
우리는 오래 아는 사이면서도 동시에 여러 해 동안 서로 이야기를 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 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30년이 넘은 활동을 하고 있는 에바와 아들레는 우리 사회에서 미디어를 어떻게 조각하고 삶을 어떻게 조각하고 있는지,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는 사례이다.
"예술이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쳐야 한다"라고 주장하는 에바와 아들레의 진정한 삶은 무엇일까?
이들이 추구하는 예술품으로서의 삶 이면에 또 다른 삶은 얼마나 포기하고 대가를 치르며 이루었을까 싶다. 누가 에바인지, 아들레인지도 여전히 모르는 그들의 모호하며 이중적인 비밀스러운 그들의 퓨처리즘이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