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는 봤나, '면' 휴지

by 들빛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기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지인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가 작은 것부터 실천해보고 싶어도 뭐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이었다. 물어오는 사람들에게 그때그때 생각나는 대로 몇 가지 얘기해 준 게 전부였다. 언젠가는 꼭 하나씩 기록으로 남겨보고 싶었는데 요즘 작심의 시기인 건지 드디어 글을 쓸 마음이 생겼다.



작년에 내가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가장 먼저 했던 일이 무엇인가 떠올려 봤다. 일단 식탁 위 갑 티슈와 물티슈를 없앤 것. (아직 화장실에서 볼일 보고 사용하는 화장지는 포기하지 못했다.)


물티슈랑 갑 티슈를 사용하지 않으면 도대체 뭘로 닦으라고? 당황하는 이들에게 '면' 휴지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면 휴지는 특별한 게 아니다. 꼭 새로 살 필요도 없다. 집에 굴러다니는 안 입는 면 옷이나 면 손수건 등이면 충분하다.


아이를 키우면서 특히나 물티슈 없이 못 살 줄 알았는데, 물을 그때그때 묻혀야 하는 순면 건티슈를 한동안 사용하다가 최종적으로 그마저 내려놓고 현재는 식탁 위에 모아 놓은 천 조각들을 사용하고 있다.



자, 정학한 수치로 계산된 건 없지만 대충 4인 가족 기준으로 생각해보자. 식구 수 당 하루에 사용하는 휴지(화장지 제외)가 평균 5장씩일 경우 매일 총 20장이 버려졌을 것이고, 일주일이면 140장, 한 달이면 560장인 것이다. 이것도 최소한의 수량으로 계산해 보았고 물티슈 사용량은 고려하지도 않았다. 그렇다면 4인 가족이 1년 동안 사용하는 휴지는? (정답: 약 6,720장) 휴지 사용을 줄여야겠다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든다면, 제로 웨이스트 초보자로서의 자격이 충분하다!



1년 반 넘게 '면' 휴지를 사용하면서 단 한 번도 귀찮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솔직히 조금은 불편하게 사는 걸 기꺼이 감수하겠단 마음가짐은 늘 갖고 있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휴지를 사용하지 않아도 번거로울 이유가 전혀 없다. 다 쓴 휴지를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 대신 면 휴지를 일회용 휴지처럼 하나씩 사용하고 한쪽에 잘 모아두었다가 빨래할 때 같이 돌려주면 되니 말이다.



나의 주장을 뒷받침해줄 만한 근거 자료를 제시해보고자 한다.


실제로 우리 집에 와서 식탁 위에 놓여 있는 천 쪼가리들을 보고 각자의 집에서도 휴지 사용을 줄이기 위해 '면' 휴지를 사용한 지인들의 인증 사진이다. 감히 자부하지만, 누구나 단 한 번의 행동으로도 손쉽게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큰소리 칠 수 있다. 여기서 '외출할 때 손수건 1-2장 정도 가방 속에 챙겨 나가기' 정도가 '면' 휴지 활용법의 확장 편이라 할 수 있겠다.


비록 나는 하루아침에 모든 쓰레기와의 이별을 선언하며 초 극단적인 지구 지킴이가 되었지만, 사실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뭐라도 작은 것부터 함께 실천하길 바라는 마음이 무척 크다. 그 첫걸음으로 썩지도 않는 물티슈나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휴지 대신 집에 안 쓰는 면 조각들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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