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된 후 별로 글을 써 본 적이 없었다. 아니 생각해 보니 써 본 적이 있기는 하다. 대학원에서 쓴 어줍잖은 논문들, 그리고 회사에 들어가 작성한 보고서들,, 그런데 논문이나 보고서 모두 쓰면서 즐거웠던 기억보다는 괴로웠던 기억만 떠오른다. 아마도 자발적으로 쓴 게 아니어서, 먹고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썼던 것이어서 그랬던 것 같다. 즉 나는 어른이 된 후 '즐겁게' 글을 써 본 적이 없었다.
그런 내가 자발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바로 행크라는 부동산 투자 커뮤니티에 들어가면서부터였다. 커뮤니티에서의 글쓰기는 다른 회원들과의 관계와 교류를 만들어 주었다. 글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이 즐거웠다. 내 글이 다른 사람들에게 읽힌다는 것이 신기했고 댓글이 달리는 것도 신기했다. 나는 점점 더 글쓰기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어느덧 글쓰기는 고통이 아닌 즐거움을 갖는 행위가 되었다.
행크에서의 글쓰기는 기본적으로 '경험담'이 주를 이룬다. 투자 커뮤니티이다 보니 투자 경험담을 올리는 것이다. 입찰, 낙찰, 매수, 매도, 세팅 그리고 실패 경험담까지, 투자에 관련된 거의 모든 종류의 경험을 글로 올릴 수 있다. 물론 경험담 뿐만 아니라 책이나 뉴스를 읽고도 글을 올릴 수 있고, 감사일기를 올릴 수도 있다. 행크는 내게 모든 종류의 글쓰기에 대한 운동장이 되어 주었다. 즐거운 행위로서의 글쓰기를 해 본 적이 없는 내게 진정 글쓰기의 즐거움을 깨닫게 해 주었다.
이제는 꽤 물(!)이 올라 어줍잖지만 글쓰기에 대한 조언까지 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글을 잘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첫째, 기분 좋은 상태에서 쓰는 것이다. 기분 좋은 상태에서 글을 쓸 때 글도 잘 써지고 읽는 사람도 기분 좋게 읽을 수 있는 글이 나올 가능성이 커진다. 둘째, 재미와 의미를 모두 담는 것이다. 글을 쓸 때는 늘 '읽는 사람'을 생각해야 하고, 읽는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는 글이어야, 읽는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글이어야 한다. 셋째, 가독성 있게 쓰는 것이다. 글에 가독성이 있으려면 글의 완성도를 높히는 게 중요한데 그러기 위해서는 글을 쓰기에 앞서 먼저 글의 스토리라인, 즉 서론-본론-결론을 어떻게 가져갈 지 대략적으로라도 생각해 보고 나서 글을 쓰는 게 좋다. 넷째, 제목을 잘 쓰는 것이다. 제목은 글의 '화룡점정'과도 같다. 아무리 글의 내용물이 좋아도 사람들이 '클릭'하여 읽어 주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다섯째, 꾸준히 쓰는 것이다. 모든 게 다 그렇듯 글도 써야 는다. 글쓰기가 습관이 되도록 가능하면 매일 쓰는 게 좋다.
그런데 이 다섯 가지 방법에 이제 한 가지를 더 추가하고 싶다. 바로 '잘 사는 것'이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잘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이냐~ 바로 매 순간에 점을 찍어가며 매 순간 나 자신과 끊임 없이 대화를 하는 것이다. 지금 나는 무엇을 하고 있지? 이 경험을 통해 나는 무엇을 배우고 있지? 지금 나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지? 이 경험과 생각을 통해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사람이 되어 가고 있는 게 맞는지? 등등~
거창한 경험담이 아니어도 좋다. 거창한 깨달음이 아니어도 좋다. 아주 자그마한 경험도 아주 자그마한 생각도 모두 다 글로 변환될 수 있다. 다만 매 순간 점을 찍어가며 살면 된다. 매 순간 깨어 있으면 된다.
글쓰기를 통해 인생이 바뀌는 경험을 하고 있다. 글쓰기를 통해 아주 조금씩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고 느낀다. 글쓰기를 통해 어제보다 조금 더 나은 오늘을 살려고 노력한다.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도 글을 써 보시라고, 그리하여 삶을 바꿔 나가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