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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빙갈라의 실험관찰 May 29. 2023

에어하우스, 5년 만에 100배 성장한 페스티벌 만들기

자연 속에서 열리는 테크노 뮤직 페스티벌, 디 에어하우스에 다녀왔다.



2018년 7월 처음 개최한 에어하우스는 관객 수 200여 명의 ‘나만 알고 싶은 축제’로 시작해

올해 관객 수 2만 명을 동원, 불과 5년 만에 100배 성장하며 ‘모두가 가고 싶어 하는 축제’가 되었다.


오 그래? 거기 누구 오는데?

일단 유명 연예인은 한 명도 없다.


주최자 박민규 대표는 친구들과 놀고 싶어 이 모든 일들을 시작했다고 말한다.

“… 모닥불 피우고, 캠핑할 사람 하고, 놀다가 집에 갈 사람 가고 그렇게 했다. 그냥 주변 친구들끼리 모여서 노는 방식이었다. 그리고 당연히 적자였다. 적자였지만 너무 재미있어서 2회도 손해 보고 하기로 결정했다. 그냥 노는 게 너무 좋았으니까!” - 박민규 대표 mixmag 인터뷰 중.


심지어 테크노, 디스코, 하우스, 엠비언트 뮤직, 그리고 사이키델릭과 히피 문화까지

한국에서 ’언더‘하고 ‘마이너’한 장르는 다 모았다.

그럼에도 유명 연예인들, 셀럽들이 놀러 가는 페스티벌이 되었다.

이게 어떻게 가능한 일일까?



1. 내가 놀려고 만들었으니까 무조건 즐거워야 해. 이왕 노는 거 너도 같이 놀자!


딱 에어하우스에서 느낀 감상이다.

에어하우스의 박민규 대표와 그의 팀원들은 노는 것을 누구보다 사랑한다.

Q. 평소에는 무엇을 하면서 생활하는가? 본업이라던지.

- “평소에는 아무 생각 없이 산다. 여행 가고 술 마시고 친구들 만나고, 여름에는 샌들 팔고 땡!” - 박민규 대표 mixmag 인터뷰 중.

이들은 누구보다 노는 것을 좋아하는, 그리고 그 판을 짜는 역할을 제일 잘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왜, 잘 노는 사람들 놀러 간다 하면 따라가고 싶잖아!


2. 한국에 없던 파티


에어하우스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70년대의 사이키델릭 문화, 8-90년대 영국에서 유행했던 레이브 파티 문화는 “사랑과 평화, 우리는 하나”라는 키워드로 연결된다.



이 두 문화가 가진 포용력을 이렇게 잘 표현한 페스티벌이 한국에 또 어디 있을까!

레이브 파티를 찾아 이태원 일대를 떠돌던 이들을 자연으로 데려와 이전까지 볼 수 없었던 문화행사를 개최한다?

이건 못 참지!   


3. 인스타그램


현대인에게 인스타그램 피드는 자아와 동일시되지 않는가!

피드의 분위기는 곧 그 사람의 분위기이고, 내가 방문한 장소, 내 물건, 내 아웃핏은 내 자아가 가진 문화적 맥락을 보여준다.

숲 속에서 즐기는 테크노 음악과 캠핑, 심지어 명상과 에어로빅?

이건 ‘인스타그래머블 모먼트’ 경진대회가 있다면 최우수상감이다.



결론


뮤직 페스티벌 후기치곤 이상한 결론이지만, 용기를 얻었다.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용기.


대학에서 패션 디자인을 주전공으로 공부한 나는 비주류 문화예술과 거기에서 파상된 음악에 심취했고,

이것들을 섞어 나만의 내적 세계를 만들어왔다.

내가 사랑해 온, 사랑하는 문화에 일조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꿈을 꿔왔다.


그러나 대학생 창업자로 참여한 여러 교육 프로그램에서는 모든 의사 결정은 철저히 고객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가르친다. 그리고 모든 순간은 생존이며, 차디찬 살얼음길을 걷는 일과 같다고 가르친다.


냉혹한 현실의 세계와 낭만 가득한 이상의 세계 사이에서 갈등하며 정체성의 위기가 찾아오기도 했다.


타협해야 할까?


박민규 대표와 그 팀원들은 그들 자신이 고객이었고, 자신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좋아하는 걸 좋아하는 200명을 찾았다.


사랑하는 일을 한다. 그리고 잘 해낸다.

그걸 좋아하는 사람 200명을 찾는다.


짧게나마 찾아본 그들의 스토리는

어떻게 살 것인가 선택의 기로에 서있는 막학기 대학생에게

자유롭고 즐거운 삶의 방식을 잃지 않고도 ‘한 따까리’ 하는 어른이 될 수 있다고 말해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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