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을 어떻게 아이돌화할 것인가

도드리 - <꿈만 같았다> 리뷰

by Bijou

2인 그룹 도드리는 디지털 싱글 〈꿈만 같았다〉로 데뷔했다. 멤버들은 오디션 프로그램 딴따라 출신으로, 각각 판소리와 한국무용을 전공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그룹명 ‘도드리’는 국악의 도드리 장단과 ‘free’를 결합한 명칭으로, 전통 음악을 기반으로 한 정체성을 팀의 이름부터 분명히 드러낸다. 도드리는 스스로를 ‘K-rossover Pop’이라는 장르로 규정하며, 한국 전통음악의 어법을 대중음악의 구조 안으로 끌어오겠다는 비교적 명확한 기획 의도를 제시한다.

국악 보컬과 팝을 결합하려는 시도 자체가 전례 없는 것은 당연하게도 아니다. 국악인들은 오랫동안 전통 음악의 현대적 확장을 고민해 왔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방식의 퓨전이 등장해 왔다. 판소리와 남도민요를 인용하며 퓨전 사운드를 구축해온 sEODo, 〈범 내려온다〉로 대중적 주목을 받은 이날치 밴드, 해외에서 큰 반응을 얻으며 한국 뮤지션 최초로 NPR Music의 Tiny Desk Concert에 출연한 민요 록 밴드 씽씽, 그리고 〈Not My Dream〉 앨범을 통해 새로운 국악 보컬의 가능성을 보여준 송소희까지, 국악과 대중음악의 결합은 다양한 스펙트럼 안에서 지속적으로 시도되어 왔다. 다만 이들 대부분이 개인 아티스트나 밴드 단위의 작업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형 기획사 시스템 안에서 아이돌의 방향성 자체를 국악 퓨전으로 설정한 사례는 상대적으로 드물다. 그런 점에서 도드리의 등장은 국악과 대중음악의 결합을 ‘아이돌’이라는 구조 안에서 어떻게 작동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하나의 실험으로 읽힌다.


그러나 실제 음악을 들었을 때, 도드리의 국악적 정체성은 보컬의 특색을 제외하면 비교적 절제된 방식으로 드러난다. 타이틀곡 〈꿈만 같았다〉는 기타 선율이 중심이 되는 inst 위에, 전형적인 K-pop의 곡 구조를 따른다. 국악기를 전면에 배치하기보다는, 멤버들의 보컬에서 이미 드러나는 국악적 어법을 고려해 사운드 전반에서는 대중성을 우선한 선택으로 보인다. 중독성 있는 훅과 익숙한 편곡은 진입 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하며, 가사 역시 영어 구절을 부분적으로 삽입해 K-pop의 문법 안에 안정적으로 위치한다. 전통을 강하게 밀어붙이기보다는, 현재의 대중음악 시장에서 작동 가능한 방식으로 조율하려는 기획적 판단이 읽힌다.

보컬 구성에서 도드리의 차별성은 보다 분명해진다. 한국무용을 전공한 이송현은 정가나 민요에 가까운 시김새를 제한적으로 활용하며, 전반적으로는 K-pop 보컬에 가까운 발성을 유지한다. 국악적 어법을 전면에 드러내기보다는 장식적인 요소로 절제해 사용하는 인상이다. 반면 판소리를 전공한 나영주는 무게감 있는 톤을 바탕으로 시김새와 떨림음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며, 곡 전반에 국악적 질감을 지속적으로 남긴다. 이는 두 멤버의 전공 차이에서 비롯된 자연스러운 보컬 성향이자, 팀 내에서 국악적 색채를 분산시키기보다는 특정 보컬에 집중시키는 방향으로 디렉션이 설정되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동시에 이 선택은 국악 보컬의 개성이 때로는 곡의 흐름에서 튀거나, 트로트적 인상으로 인식될 가능성 역시 함께 안고 있다.


안무 역시 이러한 기획의 연장선에 있다. 판소리의 너름새나 한국무용에서 차용한 동작들이 전체 퍼포먼스 안에 자연스럽게 배치되며, 멤버들의 전공자적 정체성이 드러난다. 동시에 후렴에서는 챌린지로 확장될 수 있도록 비교적 단순한 동작을 배치해, 아이돌 그룹으로서의 대중적 소비 가능성 역시 염두에 둔 구성을 취한다. 전통과 대중성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는 태도는 음악뿐 아니라 퍼포먼스 전반에서도 반복된다.

수록곡 〈본〉에서는 이러한 방향성이 보다 명확하게 변주된다. 이 곡에서는 국악기의 활용이 한층 두드러지며, 특히 브릿지 구간에서 가야금과 태평소가 함께 등장해 곡의 분위기를 밀도 있게 전환시킨다. 다만 이 역시 국악기가 곡 전체를 지배하기보다는, 팝 구조 안에서 정서를 확장하는 장치로 기능한다는 점에서 타이틀곡과의 기조를 공유한다. 결과적으로 〈본〉 또한 비교적 익숙한 편곡 틀을 유지하며, 국악적 요소와 대중음악적 형식 사이의 거리를 의식적으로 조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선택들을 종합해보면, 도드리의 데뷔는 ‘국악 아이돌’이라는 개념을 완성형으로 제시하기보다는, 그 가능성을 탐색하는 초기 단계에 가깝다. 국악 보컬과 한국무용이라는 강력한 개성을 전면에 내세우되, inst와 곡의 구조에서는 안전한 K-pop의 문법을 택한 이 전략은 아직 유보적인 선택처럼 보이기도 한다. 동시에 이는 대형 기획사 시스템, 특히 JYP의 자회사라는 배경이 있기에 가능한 시도이기도 하다.

다만 앞으로의 과제 역시 분명하다. 국악 보컬의 시김새와 팝 사운드가 어떻게 조화를 이룰 것인지, 그리고 이 조합이 촌스러움이나 장르적 혼란으로 인식되지 않기 위해 어떤 방향성을 고정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차라리 댄스곡보다는 서정적인 곡이나 밴드 사운드에 가까운 구성에서 이들의 특색이 더 효과적으로 작동할 가능성도 있다. 도드리는 아직 답을 제시하기보다는 질문을 던진 단계에 서 있다. 이 그룹의 성패는 국악을 ‘포인트’로 남길 것인지, 아니면 음악의 구조로 끌어올릴 것인지에 대한 선택이 이루어지는 순간부터 본격적으로 가늠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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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버 소개 영상, 꿈만 같았다 m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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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드리의 멤버 나영주, 이송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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