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2020 호날두의 손짓 하나로 코카콜라의 시가총액 4조가 날아갔다.
지난 6월 11일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축구 국가대항전 중 하나인 유로 2020이 개막했습니다. 축구 강국들이 몰려있는 유럽 국가들 만으로 치러지는 경기이기에 월드컵만큼 축구인들의 관심사가 쏠리는 대형 이벤트입니다.
원래대로였으면 작년에 했어야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1년 미뤄지게 되어 명칭만은 EURO2020으로 유지하고 2021년에 개막했습니다.
이런 국제적인 스포츠 이벤트가 열리면 역시 스폰서가 빠질 수 없죠,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 때에는 사진에 보이는 기업들 외에도 상당히 많은 기업들이 스폰서 마케팅을 펼쳤습니다.
그중 메인 스폰서인 아디다스, 코카콜라 등 7개 기업이 매년 각각 3천2백만 유로 한화로는 무려 431억 원을 지불했다고 합니다. 월드컵이 4년에 한 번 열린다는 것을 고려했을 때 이 한 번의 이벤트를 위해 무려 1600억을 지불하고 있는 셈이죠.
그렇다면 이렇게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고서라도 스폰서로서 얻을 수 있는 효과는 1600억보다 더 가치 있을까요??
국내 기업인 현대차로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현대차는 FIFA와 3개 대회, 12년간 공식 파트너로 총 2억 4000만 달러(한화 2742억 원)를 매년 분할 지급하는 계약을 2010년 체결했습니다. 1년에 FIFA에만 지불하는 비용이 200억 가량 되는 것이죠.
이 외에도 월드컵이 열릴 때마다 현지화, 마케팅, 차량 후원 등등의 비용이 들어가기에 월드컵 마케팅 비용만 매년 최소 300억 가량 소비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고비용 고효율이라는 말이 있듯이 월드컵 마케팅 홍보효과는 엄청납니다.
기사에 나타나듯이 현대차는 최소 10배 많게는 30배까지도 월드컵 스폰서 홍보효과를 누렸습니다. 2010 남아공 월드컵 마케팅 효과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는 경기장 주변에 있는 광고보드를 통해서만 무려 5조가 넘는 마케팅 효과를 거뒀습니다.
이는 생방송과 재방송, 하이라이트 방송분에서도 모두 광고보드가 등장하기에 나타난 효과입니다. 이외에도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는 월드컵 이후 브랜드 가치가 10% 상승하는 등 6조 원의 홍보효과를 누렸습니다.
이러한 홍보효과를 알기에 여전히 많은 기업들이 축구 메인이벤트의 스폰서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이번 유로에서는 11개의 기업들이 공식 스폰서로 나섰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관중들에게 홍보는 다소 어려워 보이지만 그럼에도 약 30억 명의 사람들이 시청할 것이기에 홍보효과는 엄청날 예정입니다.
하지만, 긍정적인 효과만 가득할 줄 알았던 스폰서가 최근 축구계 최고의 슈퍼스타인 호날두로 인해 무려 4조의 손실을 본 사건이 있습니다.
호날두가 기자회견장에서 "(콜라 대신) 물을 마십시다."라고 말하며 콜라를 카메라에서 치웠습니다. 즉, 평소 자기 관리가 철저한 호날두가 콜라는 몸에 좋지 못하다고 말한 것입니다.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대회에서 최고의 슈퍼스타가 이와 같은 돌발행동을 하자 곧바로 엄청난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 결과...
코카콜라의 주가는 56.10달러에서 55.22달러로 떨어졌습니다. 이 10초 정도의 손짓으로 주가가 1.6% 정도 하락한 것인데 시가총액으로는 40억 달러(한화 4조 5000억)가 사라진 것입니다. 코카콜라 입장에서는 엄청난 비용을 들여 기자회견장에 자사 음료를 비치시킨 것인데 오히려 4 조가량을 잃었습니다.
하이네켄은 또 다른 슈퍼스타 포그바에게 병이 치워지는 수모를 당했습니다. 포그바는 독실한 무슬림 신자로서 주류를 전혀 마시지 않기에 이 병을 치운 것으로 보입니다. 해외에서는 코카콜라, 하이네켄의 "병"이 치워졌다고 해서 유로에서 "BottleGate"가 발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코카콜라가 스포츠, 경제, 시사 뉴스에도 등장하며 노이즈 마케팅이 된 것 아니냐라는 의견도 존재합니다. 다만, 저는 이번 사건이 코카콜라에게 부정적인 영향이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코카콜라는 브랜드 인지도가 매우 높은 회사입니다. 그렇기에 지금까지 스포츠 이벤트 스폰서 마케팅을 통해 인지도 상승보다는 Sporty, Energetic, Dynamic과 같은 브랜드 이미지를 공고히 하는 것이 주목적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호날두의 돌발행동은 "콜라=건강에 해로움"이라는 자사가 원치 않았던 이미지를 씌워버린 것입니다. 게다가 이런 부정적인 브랜드 이미지가 뉴스를 통해 많이 전파되어 소비자들의 인식 속에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2010년대 초반 웰빙 열풍으로 한번 위기를 맞은 코카콜라이기에 이번 호날두의 행동 역시 코카콜라의 추후 대응이 좋지 못하다면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본인들을 후원해준 스폰서가 막대한 피해를 입음으로써 곤란해진 유로 주관사 UEFA는 스폰서 의무를 다하지 않으면 징계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스폰서 물품을 치우는 행동을 중단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이 한 사건으로 인해 앞으로 코카콜라와 다른 스폰서들은 어떻게 반응할까요??
호날두의 손짓 이후 스포츠 이벤트 스폰서 마케팅에 변화가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두 스폰서 음료를 패싱한 호날두, 포그바와는 달리 우크라이나의 캡틴 야르몰렌코는 오히려 코카콜라와 하이네켄을 앞으로 내세우며 "나에게 연락을 달라!"며 농담을 던졌습니다.
스폰서에게 큰 웃음을 선사한 야르몰렌코 기자회견 영상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