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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빌보 Sep 03. 2022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다? 당당치킨과 통큰치킨

당당치킨 열풍에 나타난 우리의 변화된 사회상(2010년 VS 2022년)

#3 핫이슈 심층분석


✅ 현시점, 가장 핫한 치킨

홈플러스 당당치킨 / 당당치킨 웨이팅 - 출처: 한국경제

근 한 달간 국내에서 가장 핫한 치킨은 올해 6월 30일에 출시한 '당일조리, 당일판매'를 줄여 네이밍한 '당당치킨'입니다. 이 치킨은 출시 후 무려 26만 마리, 하루에 1만 마리꼴로 판매되며 핫함을 뽐내고 있죠. 그리고 이 핫한 치킨을 판매하는 곳은 치킨전문점이 아닌 대형마트 '홈플러스'입니다.


그런데, 사실 당일조리, 당일판매는 냉동 치킨이 아닌 이상 너무나도 당연합니다.

그렇다면 왜 당당치킨은 이렇게 핫할까요?

홈플러스 당당치킨 가격 "6,990원"

당당치킨이 핫한 가장 큰 이유는 '엄청나게 저렴한 가격'덕분이에요. 최근 주요 치킨집에서 후라이드 한 마리 가격이 평균 만 8천원 ~ 2만원인데 반해 이 당당치킨은 단돈 6,990원이죠. 게다가 맛도 일반 치킨집과 확연한 차이가 있지 않기에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해 보입니다.

통큰치킨 판매 중단 - 출처: 연합뉴스

사실 이런 가성비 치킨은 사실 12년 전에도 있었습니다. 바로 롯데마트의 '통큰치킨'이 그 주인공이죠.

하지만, 당시 '통큰치킨'은 여론과 정부의 엄청난 질타를 받으며 단 1주일 만에 사라지고 맙니다. 유사한 12년 후의 당당치킨은 여론과 정부의 반응이 이전같이 부정적이지 않고 소비자들의 엄청난 사랑을 받으며 출시 한 달이 넘고도 계속되는 것은 12년 사이에 무언가가 변화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통큰치킨이 1주일 만에 사라져버린 12년 전과 지금은 어떤 변화가 있었던 걸까요?

홈플러스 당당치킨 열풍에 나타난 변화된 사회상을 함께 탐구해 보시죠 O.<


빌보의 핫이슈 심층분석은 최근 떠오르는 핫이슈를 마케팅, 브랜딩적인 관점에서 쉽고 재밌게 분석해드립니다:)


✅ 목차

1. 12년 전 통큰치킨 VS 22년 당당치킨 여론

2. 여론이 180도 돌아선 이유 3가지0_0

3. 당당치킨 열풍으로 드러난 00관리의 어려움

PS. 치킨회사 영업이익률, 타 업계와 비교했을 때 어느 정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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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12년전 통큰치킨 VS 22년 당당치킨 여론

✅ 소비자: 언제나 환영 :)

2010 통큰치킨 웨이팅 - 출처: 머니투데이

소비자들의 입장은 12년 전과 지금 모두 같아요. 값싸면서 퀄리티가 괜찮은 일명 가성비 치킨은 언제나 환영이었죠.12년전 통큰치킨 역시 당당치킨처럼 엄청난 웨이팅이 발생했을 정도로 매우 큰 인기를 끌었어요. 롯데마트는 판매 1주일간 무려 12만 마리가 모두 품절했다고 발표하며 소비자들의 엄청난 반응을 알리기도 했습니다.


✅ 2010 통큰치킨 당시 프랜차이즈, 정부: 절대적으로 반대 :(

통큰치킨 타도 집회 //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 통큰치킨 비판 트윗

하지만, 통큰치킨은 당시 프랜차이즈, 정부의 엄청난 반발을 만들어냈어요. 치킨 프랜차이즈에 종사하는 "영세 상인의 생존권을 위협할 수 있다"라는 명목하에 롯데마트 타도 집회가 롯데마트 앞에서 벌어지기도 했으며, 청와대 정무수석의 비판 트윗까지 업로드되며 사회적인 이슈로 번졌죠. 게다가 치킨 프랜차이즈의 대표주자 BBQ의 윤홍근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통큰치킨은 치킨의 품격을 훼손했다'라는 멘트까지 하며 매우 통큰치킨에 대해 매우 공격적으로 반응했습니다.


✅ 2022 당당치킨 프랜차이즈, 정부: 조용히 지켜보는 중 0.0


12년이 지난 지금, 제2의 통큰치킨이라고 불리는 당당치킨에 대한 프랜차이즈, 정부의 반응은 그때와는 크게 달라졌어요. 당당치킨에 관해 자신의 견해를 언급한 정치인은 한 명도 존재하지 않으며 프랜차이즈 업계는 언론을 통해 불편한 심기를 간접적으로 표출하고는 있지만 출시하자마자 공격적 대응에 나섰던 이전과는 다르게 공식 입장은 전혀 내놓지 않았습니다.

이런 차이 덕분일까요? 당당치킨은 1주일 천하 통큰치킨과 다르게 출시 1달이 넘어가고 있지만 계속해서 뜨거운 반응을 유지하며 판매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유사한 치킨, 확연히 다른 반응.

12년 만에 이렇게 반응이 180도 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02. 여론이 180도 돌아선 이유 3가지

✅ '미친' 물가 상승 + '미친' 치킨값 상승 

24년 만에 최고 물가 상승 달성 눈앞..? - 출처: 연합뉴스

이번 연도는 말 그대로 '물가 상승'의 해입니다. 올해 1~7월 월평균 물가 상승률은 무려 4.9%로 8월 이후 평균 5%를 기록한다면 외환위기 때인 1998년 이후 무려 24년 만에 5%를 넘는 해가 되는 것이죠. 이런 무시무시한 물가 상승률은 현재 소비자들에게도 많은 부담을 안겨주고 있어요.

치킨, 외식품목 중 인상률 가장 높아 - 출처: 한국경제

이런 와중에 통계청에 따르면 외식 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7.4% 상승하며 물가 상승률보다도 높은 상승률을 보여줬어요. 이 중에서 치킨은 올해 상승률 6.6%로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고 대표적 프랜차이즈 업계들도 전 메뉴 가격을 1~2000원 인상시켰죠. 고물가 시대에서 가장 높은 가격 인상률을 기록했기에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치킨 가격 인상은 매우 컸습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프랜차이즈 치킨에 대한 반발심도 이전에 비해 더욱 커져갔어요�


✅ '경쟁'은 필수적이다

당당치킨에 부정적인 프랜차이즈에 대한 비판 여론

이런 사회적 상황이 발생하자, 소비자들은 경쟁의 필수성에 대해 강조하기 시작했어요. "마트에 치킨만 파는 게 아니라 다른 것들도 파는데 왜 유독 치킨업계만 강하게 반발하는 것이냐" 등등 가성비 마트 치킨의 등장을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비판할 이유가 있는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 시작한 것이죠. 12년 전에는 "영세 상인이 힘들어진다"라는 이유로 경쟁을 회피했지만 '이제 그건 소비자가 아닌 회사가 감당할 몫이다'라는 회사의 사회적 책임과 경쟁의 자율성을 강조하는 인식이 자리 잡은 것이죠. 이런 인식이 널리 퍼지다 보니 치킨업계, 정부에서도 쉽게 부정적인 반응을 내비치기 어려워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치킨 프랜차이즈 = 착하다?! NOPE

착한 프랜차이즈 이삭토스트 - 출처: 유퀴즈 온 더 블럭

이런 '경쟁'이 당연시되는 것을 피해 갈 수 있는 요소 중 하나는 '착함'입니다. 사회적 상생, 환경보호 등 다양한 윤리적, 사회적 기여가 있다면 소비자들은 비싼 가격을 감수하더라도 지출하죠. 대표적인 토스트 프랜차이즈 '이삭토스트'의 경우 점주들에게 가맹비와 인테리어 비용 역시 별도로 받지 않는다는 사실이 '유퀴즈 온 더 블럭'을 통해 알려지며 착한 프랜차이즈로 자리 잡았죠. 이후 이삭토스트는 한차례의 가격 인상(물론, 합리적인 수준)이 있었지만 소비자들은 큰 상관을 하지 않았습니다.

NO 치킨 운동

하지만, 치킨 프랜차이즈들의 경우 '영세 상인을 대표'한다고 하지만, '영세 상인과 상생'이라는 윤리적인 이미지는 상당히 부족합니다. 대표적 프랜차이즈 BBQ, BHC의 경우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우상향하고 있지만 가맹점주들의 수입은 큰 변화가 없었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려오죠. 그러다 보니 치킨 프랜차이즈들의 긍정적 브랜드 이미지는 점점 사라지며 불매운동까지 벌어질 정도로 '나쁜 기업' 이미지까지 생기고 있습니다.


이렇듯 180도 달라진 여론은 사회적 상황 +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 + 치킨 프랜차이즈들의 이미지 관리 부족 등 다양한 것들이 복합되어 발생한 결과입니다.

그렇다면 당당치킨 열풍으로 어려움이 드러난 곳은 어디일까요??


03. 당당치킨 열풍으로 드러난 00관리의 어려움

✅ 일방적인 여론 형성, 이제는 어렵다

먹방 유튜버 TOP

사실 이전 통큰치킨때에도 소비자들은 경쟁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습니다(강도는 지금보다 약했을지라도) 하지만, 이상하리만큼 매우 공격적인 언론사, 정치인들의 반응이 결국 통큰치킨의 소실을 가져왔죠. 지금도 이런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의 언론, 정계 관리는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어요.


핫한 메뉴가 올라올 때마다 리뷰가 넘쳐나는 유튜브를 한 번 살펴볼까요? 

놀랍게도 먹방 유튜버 구독자 TOP 10내 단 한 명도 당당치킨에 대해 리뷰하지 않았습니다. 프랜차이즈 치킨 업계가 의도적으로 입막음을 한 것은 아니겠으나 이들 대부분이 프랜차이즈 치킨 업계에 광고를 받은 적이 있고 이를 통해 관계가 어느 정도 형성되어 있기에 당당치킨과 관련된 리뷰를 올리기 어렵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죠. 이는 과거 언론사들로부터 이어져 온 일종의 언론 관리라고 볼 수 있습니다.

IT 유튜버 잇섭, 축구 유튜버 이스타TV 당당치킨 리뷰

하지만, 이제는 채널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음식과 관련이 없지만 대형 유튜버인 잇섭, 이스타TV, 광고와 거리가 있는 음식 유튜브 맛상무, 참TV 등은 당당치킨을 리뷰하고 긍정적인 피드백을 보냈죠. 해당 영상들은 짤을 통해 수많은 커뮤니티로 퍼져나갔고 당당치킨에 대한 긍정적인 여론이 형성되었습니다.

즉, 여론을 기업의 편으로 일방적으로 형성하는 일종의 여론관리가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죠. 이제 더 이상 이슈를 이슈로 덮는 여론전만으로는 기업의 경쟁자, 리스크를 감소시키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


PS. 치킨회사 영업이익률, 타 업계와 비교했을 때 어느 정도일까?

치킨 프랜차이즈 빅3 2021 실적

 치킨 프랜차이즈 3사 영업이익률

1위: BHC - 32.2% (본사 입장: 치킨 외에 다른 외식 브랜드 아웃백, 큰맘할매 순대국 등등이 포함되어 있음)

2위: BBQ - 16.8%

3위: 교촌 - 5.7%


*참고사항 - 영업이익률

국내 유가증권 평균 영업이익률: 8.1%

S&P 500 평균 영업이익률: 12.4%

이삭토스트 2021 영업이익률: 7.4%


*참고사항 - 2020 치킨 3사 폐점률

1위: BHC - 8.0%

2위: BBQ - 7.33%

3위: 교촌 - 0.07%


치킨 프랜차이즈가 가맹점주들로부터 이익을 창출하는 구조인데

영업이익률과 폐점률이 양의 상관관계를 보여준다는 점, S&P 500 평균 기업보다도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는 점은 좀.. 좋아 보이지 않네요 ㅜ.ㅜ


당당치킨 열풍으로 치킨 업계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가 사회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 치킨 업계가 더욱 건강해지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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