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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깅빌보 Aug 23. 2022

우리가 포켓몬빵에 "미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포켓몬빵 열풍에 숨겨진 삼립의 마케팅 비법&그 너머에 있는 사회적 요인

#1 핫이슈 심층분석


???: 아무튼 없어요 

여기 혹시.. 없어요 - 출처: 대학생 몽글이 / 삼립 사과+감사 메세지

여러분들은 포켓몬 빵이 있다는 사실을 믿으시나요..?

편의점 10군데 돌아다닌 저는 안 믿습니다. 무작정 발품을 팔아보기도 하고 입고 시간인 8시까지 기다렸다가 찾아가 봐도 품절되었다는 안내만 쓰여있을 뿐 실제로 본 적은 한 번도 없어요


저 같은 사람이 워낙 많다 보니 삼립이 감사와 동시에 사과 메시지를 소비자들에게 남겼죠. 현재 관련 생산설비를 무려 24시간 내내 풀가동하고 있다고!! 

허니버터칩 / 6개월간 포켓몬 검색량 추이 - 네이버 트렌드랩

사실 이번 포켓몬 빵 열풍은 예상된 현상은 아니었어요. 맛 측면에서는 이전에 대란을 일으켰던 허니버터칩, 곰표처럼 새로운 맛도 아니고 같은 가격대의 다른 빵이 객관적으로 더 맛있거든요.


그렇다고 포켓몬이 최근에 인기가 많아졌나?라고 물으신다면 표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2월 말 포켓몬빵 출시 전까지 화제성 추이는 매우 잔잔했습니다.

(1월 말에 급등한 이유는 1/28에 포켓몬스터 아르세우스라는 신작이 출시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포켓몬빵의 대성공은 도대체 어디서부터 오는 것일까요??

포켓몬빵 대성공에 숨겨진 마케팅 전략과 트렌드에 대해서 알아보시죠


핫이슈 심층분석은 최근 떠오르는 핫이슈를 마케팅, 브랜딩적인 관점에서 쉽고 재밌게 분석해드립니다:)


목차


1. 포켓몬빵 대성공에 숨겨진 마케팅 전략 

2. 포켓몬빵을 사게 만드는 "보이지 않는 손"

3. 포켓몬빵 열풍에서 예상해 보는 앞으로의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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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포켓몬빵 대성공에 숨겨진 마케팅 전략

✅ 당신의 추억을 노린다. "노스탤지어 마케팅"

"추억"의 포켓몬빵

포켓몬빵과 가장 크게 관련된 키워드는 바로 "추억"입니다. 맛, 구성이 모두 바뀌지 않고 20여 년 전과 똑같이 출시했다는 점, 아이템 명이 "돌아온" 포켓몬빵이라는 점은 삼립이 "추억"을 공략하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죠.


이렇듯 소비자들의 추억을 공략하는 마케팅 전략을 "노스탤지어 마케팅"라고 합니다.

오리온 재출시 과자 역주행 - 출처:아이뉴스 24

노스탤지어 마케팅은 상당히 흔한 전략입니다. 이 전략은 기업 입장에서 과거의 상품을 다시 만드는 것이기에 개발 비용이 절감되고, 기존 팬층이 두껍기에 성공을 어느 정도 담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자주 활용됩니다. 오리온에서 단종됐었던 와클, 썬칩을 소비자들의 재출시 요구를 받아들여 재출시했던 것이 대표적이죠.


하지만, 이번 포켓몬빵과 같은 성공은 매우 특이 케이스입니다. 오리온 재출시 상품들은 모두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지만 소(小)란 정도였지 편의점에서 구경을 못할 정도로 대(大)란은 아니었어요.


✅ 돈 있다고 살 수는 없어. 희소성 마케팅

뮤, 뮤츠만 확률 조정해 한정 수량으로 동봉.. - 출처: 삼립 마케터 윤민석 과장 이데일리 인터뷰 / 뮤, 뮤츠 닌텐도 이벤트

대(大)란을 이끈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바로 뮤와 뮤츠 이 두 전설의 포켓몬 스티커만큼은 확률을 조정해 한정 수량으로 동봉하여 희소성을 부여한 것입니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잘 됐을 텐데 뮤, 뮤츠 스티커 인증샷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면 선착순으로 닌텐도 스위치 등 경품을 주는 이벤트까지 진행하면서 이 희소성이 경제적인 가치까지 생기게 되었죠. 

이로 인해 포켓몬빵은 추억의 음식인 동시에 1500원짜리 복권이 된 셈입니다.


그렇다면 왜 우리들은 이 추억 + 확률성 굿즈에 미치도록 열광할까요??


02. 포켓몬빵을 사게 만드는 "보이지 않는 손"

'각박하고, 불안한 현실'에서 벗어나고픈 현대인들 - 출처: 트렌드모니터 인식 조사

결론부터 얘기하면 "지금, 2030은 많이 힘들다"

우리는 현재가 힘들고 불안할수록 과거를 찾거나 그리워하는 성향이 있어요. 무려 85%가 넘는 응답자들이 "사회가 불안할수록 옛 것 찾는 사람들 많다"라고 응답한 것이 이를 증명합니다.


게다가 돌아가고 싶다는 응답이 가장 높았던 때는 고등학교인데 포켓몬 빵은 2,30대의 고등학교 추억과 함께한 아이템이에요. 2,30대는 포켓몬빵을 사고 띠부띠부씰의 결과를 확인하는 그 과정을 통해 좋은 과거를 추억하며 현재의 불안하고 힘든 상황을 잠깐 잊는 것이죠.

코로나 이후 급격히 증가하는 로또 판매액 - 출처: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

"불황인지 아닌지는 복권 판매량을 보면 알 수 있다."라는 말이 있죠. 코로나로 급격하게 경제가 어려웠던 2020년 복권 판매량이 무려 6000억이나 증가했다는 것이 이를 증명합니다. 2030이 구직의 어려움, 집값의 엄청난 증가 등으로 이제는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어렵다고 생각했기에 확률은 매우 적지만 큰 보상을 얻을 수 있는 확률성 게임에 더더욱 빠지게 되는 것으로 보여요.

압도적인 2,30대 우울 위험군 비율 - 출처: 보건복지부

실제로,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2,30대의 우울 위험군 비율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서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정신병원에 방문하는 횟수는 매우 적어요. 따라서 2030은 살아남기 위해서 다른 어떤 것에서라도 힐링을 해야 하는데 이를 과거의 추억을 선사하고 적은 비용으로 희망을 주는 확률성 스티커가 있는 포켓몬 빵을 통해서 대신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과연 우리가 정말 원해서 포켓몬빵을 사는 것일까요?

아니면 "사회"가 우리에게 포켓몬빵을 사게 만드는 것일까요?

이에 대해서 고민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03. 포켓몬빵 열풍에서 예상해 보는 앞으로의 트렌드

✅ 올해는 노스탤지어 + 희소성 마케팅의 해

포켓몬 빵 추가 라인업 출시 예정

포켓몬빵이 대성공을 거둠으로써 사실상 올해의 마케팅 트렌드는 "노스탤지어 + 희소성 마케팅"이 주류가 되었어요. 곰표 맥주의 대성공 이후 색다른 경험을 선사하겠다는 "경험 마케팅"이 주류가 됨으로써 산업을 가리지 않고 기상천외한 콜라보 아이템이 근 2년간 쏟아졌죠? 아마 이번에도 제2의 포켓몬빵과 같은 추억+희소성 제품들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성공을 거둔 삼립이 케로로 빵, 원피스 빵 재출시를 검토하겠다고 했죠.


하지만, 단순히 과거에 성공했던 것을 똑같이 재출시하는 데에만 너무 집중한다면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요. 곰표 맥주 성공 이후 수많은 콜라보 제품이 탄생했음에도 제2의 곰표가 못 나타났듯이 말이죠.

포켓몬 고 / 유희왕

포켓몬 고(Pokemon GO)가 노스탤지어+희소성 마케팅에 AR이라는 신기술을 더해 대성공을 거뒀듯이 새로운 무언가를 더한다면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다소 잊힌 유희왕을 트렌드에 맞게 재탄생 시켜주었으면 좋겠네요:)


여러분들이 되살리고 싶으신 추억은 무엇인가요??

댓글로 작성해 주시면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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