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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깅빌보 Sep 15. 2024

왜 브랜드들은 '헤리티지'에 열광하는가?

헤리티지, 역사를 넘어 브랜딩, 마케팅의 영역으로

#15 핫이슈 심층분석: 브랜드, 헤리티지(Heritage)에 열광하다

아디다스 북촌 헤리티지 스토어

지난달, 아디다스는 북촌에 매우 독특한 플래그십 스토어, '아디다스 북촌 헤리티지 스토어(adidas Buckchon Heritage Store)'를 오픈했어요. 국내 최초의 아디다스 스니커즈 전문샵 오픈인 만큼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웨이팅이 있을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아디다스 북촌 - 좌: 한국 헤리티지 모델 SAMBA TAL / 우: 스페지알 헤리티지 (출처: 한경 / 사진찍는 마케터 블로그)

하지만, 이 매장에서 제가 가장 주목한 점은 '헤리티지'에요. 국내 아디다스 매장 중 최초로 이름 안에 헤리티지를 넣은 매장일 뿐만 아니라, 매장 내의 콘텐츠, 제품들도 한국, 아디다스의 헤리티지를 드러내는데 집중했기 때문이죠.

현대자동차 포니의 시간 / 리바이스 진;정성

이런 헤리티지에 대한 관심은 최근 여러 다른 브랜드들에도 매우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작년 자사 최초의 독자모델 포니와 관련된 헤리티지 전시(포니의 시간)를 진행했고, 리바이스는 성수동 팝업스토어 진;정성에서 헤리티지 존을 구축하는 등 헤리티지를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죠.


대체 왜 브랜드는 빠르게 변화하고, 트렌드에 민감한 현대사회에서 역설적으로 '헤리티지'에 집중할까요?

헤리티지가 무엇인지, 그 마케팅/브랜딩 효과는 무엇인지, 인사이트를 함께 살펴보시죠 0.< 


빌보의 핫이슈 심층분석은 최근 떠오르는 핫이슈를 마케팅, 브랜딩적인 관점에서 쉽고 재밌게 분석해 드립니다:)


✅ Heritage

1. 헤리티지란 무엇인가?

2. 헤리티지, 명확한 선을 긋는 최고의 도구

*PS: 가짜 헤리티지 브랜드가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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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헤리티지란 무엇인가?


헤리티지의 사전적 의미는 유산(상속)으로, 보통 브랜드에서 이야기하는 헤리티지는 자사의 역사와 그 과정에서 축적된 물질적, 정신적인 유산들을 지칭해요. 쉽게 말하면 '브랜드의 역사와 그 부산물들'인 것이죠.
이런 헤리티지는 그 존재 자체만으로 브랜드에게 엄청난 힘을 줍니다. 이는 이전 아티클에서 설명드렸던 오메가의 헤리티지에서도 엿볼 수 있어요.


100년 동안의 올림픽 공식 타임키퍼: 오메가

이런 오메가의 헤리티지는 왜 오메가가 수많은 시계 브랜드에서 특별한지 단번에 설명해 줍니다. 헤리티지를 이어가는 것만으로도, 별도의 광고, 팝업스토어, 미사여구 없이 오메가는 여러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가져갈 수 있죠. 이 때문에, 여러 유서 깊은 브랜드들은 자사의 헤리티지를 고객들에게 알리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요.

아우디 박물관 / BMW 박물관 / 포르쉐 박물관

*최근에 저는 출장차 독일을 갔었는데요, 독일 자동차 브랜드들의 헤리티지에 대한 진심에 정말 놀랐습니다. BMW, Benz, Porsche 등 여러 브랜드들이 자사의 헤리티지를 알리고자 몇 천평 규모의 박물관을 운영하더라구요. 이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전시 콘텐츠를 발전시키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에 정말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헤리티지는 최근 들어 더욱 공격적으로 마케팅에 활용될까요?


02. 헤리티지, 명확한 선을 긋는 최고의 도구

✅ 너무 빠른 변화, 기존 브랜드를 위협하다


현대사회는 정말 빠르게 변화하고 있죠. 과거와 다르게 신생 기업이 순식간에 역사가 오래된 기업의 자리를 대체하는 경우가 정말 많아요.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 BYD(중국 EV브랜드)의 성공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2023년 전 세계 글로벌 배터리 전기차(BEV) 시장 점유율

사실, 테슬라, BYD는 자동차 업계에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할 것으로 여겨졌던 대표적인 브랜드입니다. 자동차의 경우 매우 복잡한 기기로 오랜 노하우와 기술이 필요한데, 두 기업 모두 그런 것들이 한참 부족하다고 평가받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 두 기업은 전기차라는 특성을 제대로 분석해 순식간에 전 세계 시장을 장악했고 기존 브랜드를 매우 위협하고 있어요.


✅ 짬에서 나오는 Vibe로 선을 긋다


이런 일들이 여러 산업에서 나타나자 기존 브랜드들은 신생 브랜드가 절대 갖지 못하는 이미지를 어필해야만 했어요. 그 핵심이 바로 '헤리티지'였습니다. 기술은 순식간에 따라잡을 수 있지만, 브랜드의 역사 및 유산과 축적된 신뢰는 불가하기 때문이죠.

코카콜라 병의 100년간 역사 / 코카콜라 100주년 에디션 (출처: 보그)

2015년 코카콜라의 100주년 헤리티지 마케팅은 이를 제대로 보여준 대표적인 캠페인입니다. 코카콜라는 1915년 최초의 코카콜라 병이 탄생한 이후의 100년 동안의 역사와 관련된 다양한 아트웍을 보여주는 전시회를 개최하고, 기념 책, 순회 전시, 100주년 에디션 코카콜라도 출시하는 등 대대적인 헤리티지 캠페인을 전개했어요.

코카콜라 100주년 광고

코카콜라가 이 헤리티지 캠페인을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바는 단순히 역사가 아니라 '100년 동안 소비자와 함께한 행복한 음료'라는 이미지였습니다. 그래서 캠페인의 카피도 'Celebrating 100 years of togetherness'로 선정했죠. 해당 캠페인은 130개국에서 전개되며 매우 큰 호응을 얻었고, 타 경쟁사들과 명확히 선을 긋는데 크게 기여했어요.


이처럼, 헤리티지는 신생 플레이어가 갖지 못하는 확실한 차별점을 주는 엄청난 마케팅/브랜딩 도구입니다.

그래서 종종 헤리티지가 있는 것처럼 속이는 브랜드들도 존재하죠. 

어떤 브랜드가 이런 사기(?)를 감행했을까요?


*가짜(?) 헤리티지 브랜드

✅ 바샤커피, TWG, 교묘한 연도 집어넣기

바샤커피 (1910), TWG (1837)

최근 커피계의 에르메스라고 뜨는 바샤커피, 투썸 플레이스에서도 만나볼 수 있는 대표 선물 Tea 브랜드 TWG의 패키징에는 공통적으로 숫자 4개가 적혀있습니다. 바샤커피에는 1910, TWG에는 1837이 쓰여있기에 잘 모르는 분들이 보면 되게 유서 깊은 브랜드구나..!라고 생각하실 수 있죠.


하지만, 이 브랜드들은 모두 2000년대에 생긴 브랜드입니다. 바샤커피는 2019년, TWG는 2007년에 런칭했죠. 바샤커피에 1910의 의미는 '1910년 모로코 마라케시 궁전의 다르엘바샤로 불렀던 커피룸을 본땄기 때문'이고, TWG에 1837의 의미는 '싱가포르에 차와 향료가 처음 들어오면서 상공회의소가 생겨진 해'로 브랜드 설립일과는 아예 무관하죠.


솔직한 제 심정을 말씀드리면, 이렇게 사기 쳐도 되나.. 싶지만 브랜드 입장에서는 이런 숫자표기를 통해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가져갔으니 성공적인 전략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네요! :)

*조금 배신감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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