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셀로 모든 것을 할 수는 없지만
엑셀을 못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초등학교 6년과 중학교 3년 과정을 의무교육으로 지정하여 최대한 전 국민이 이 과정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기간 동안 말과 글, 수의 계산, 과학, 윤리와 도덕 등의 분야에서 기초 핵심내용을 학습하게 됩니다. 이 과정은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알아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된 내용들이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회사는 기능별로 조직화되어 있고 그 조직은 직군, 직무라고 불리며 그 안에서의 전문 지식과 언어가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직군과 직무를 막론하고 회사에서는 데이터가 공용 언어가 됩니다. 문제를 해결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활용해야 합니다. 데이터를 중심에 놓고 대화하고 데이터로 대화해야 합니다. 남과 주고 받을 만한 수준의 데이터를 만들기 위해서는 도구가 필요한데 다양한 선택지 중에서 최고의 도구가 바로 '엑셀'입니다. 데이터를 다루는 모든 도구보다 모든 점에서 우월해서가 아니라 현업 실무자이 필요로 하는 항목들의 균형이 가장 높기 때문입니다.
회사에서 생각하고, 결정하고, 일하고, 대화하기 위해서는 엑셀을 잘해야 합니다.
'잘한다'라는 평가의 기준은 사람마다 회사마다 다를 것입니다. 저는 회사에서 누군가 엑셀을 잘한다고 말할 수 있는 기준을 아래 두 개의 조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로 판단합니다.
SUM, IF, VLOOKUP 함수를 적절하고 쉽게 다룰 수 있나요?
피벗 테이블과 차트를 활용할 수 있나요?
너무 기준이 낮아 보이죠? 하지만 실제로 이 두개 질문에 자신 있게 그렇다고 답할 수 있는 현업자가 생각보다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고급, 배열함수나 VBA, 파워 쿼리, 파워 피벗, 파워 BI까지 능숙하게 다루면 더할 나위 없지만 기본적인 의사결정과 소통을 1차 목적을 위한 엑셀 실력의 평가 즉, 의무 교육의 범위에서 보자면 위의 2개 기준이 적절하다고 보여집니다.
500개에 가까운 함수 그리고 셀 수 없이 많은 기능 중에서 하필 SUM, IF, VLOOKUP과 피벗 테이블, 차트를 엑셀을 잘한다고 보는 기준으로 삼은 이유는 각 기능의 상징성 또는 대표성 때문입니다.
인수를 모두 더해주는 함수입니다. SUM은 엑셀 학습시 가장 초반에 배우게 되는 기초 함수 중 하나일 정도로 사용법이 쉽습니다. 현업에서는 데이터를 상황과 목적에 따라 더하고 빼고 곱하고 나눌 수 있어야 합니다. 어떻게 해야 비율을 계산할 수 있고 지표를 만들 수 있는지를 아는 것이 분석의 시작이기 때문에 SUM 함수를 잘 사용한다는 것은 기본적인 '연산 능력'을 측정하기 위한 첫 번째 항목이 될 수 있습니다.
주어진 조건을 판단하여 결과를 반환하는 대표적인 논리함수입니다. IF함수는 그 자체로는 사용법이 어렵지 않지만 다른 함수와 결합하거나 IF 함수를 중첩하여 사용하게 되면 복잡하면서도 강력해지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IF 함수를 잘 사용할 수 있는지 여부는 컴퓨팅 사고(Computational Thinking)를 할 수 있는지 그리고 이 방법을 활용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척도가 될 수 있습니다.
VLOOKUP은 기준 데이터(key)를 이용해서 정해진 위치의 데이터(value)를 참조하는 함수입니다. 워낙 유명하고 상징적인 함수인데 VLOOKUP을 잘 사용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형식과 데이터 구조를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VLOOKUP을 잘 사용한다는 것은 데이터를 데이터답게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다는 반증이 될 수 있습니다.
피벗 테이블은 데이터를 계산, 요약, 분석하는 엑셀의 핵심 기능입니다. 월별 매출액 합계, 주차별 사용자 수 변동 추이 등 실무에서 흔하게 그리고 필수적으로 실행하는 데이터 분석의 상당 부분은 피벗 테이블을 이용해서 해결할 수 있습니다. 피벗 테이블로 만든 보고서는 대부분 함수를 이용해서도 거의 똑같이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처리 속도와 변화에 대한 대응은 피벗 테이블과 비교할 수 없습니다. 피벗 테이블을 잘 다룬다는 것은 얼마나 큰 데이터이든지 계산, 요약 그리고 분석할 수 있는 최소한의 능력을 갖추었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데이터를 도형을 이용해서 알아보기 쉽게 만든 것을 차트라고 합니다. 막대형, 꺾은선형 차트가 대표적입니다. 데이터를 사람과 컴퓨터가 소통하기 위한 도구라고 한다면 차트는 사람과 사람이 소통하기 위한 도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은 데이터보다 도형이나 색깔을 더 잘 이해하기 때문입니다. 차트를 잘 사용하는 것은 곧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하고 메시지를 분명하게 할 줄 안다는 것을 뜻합니다.
'잘하고 싶다. 잘 해야지. 잘할 수 있을까?' 는 생각은 멈추고 당장 인터넷 강의를 검색해서 수강 시작하세요. 비교도 별로 하지 말고 그냥 손 가는대로 즉시 결제해서 수강 시작하세요. 굉장히 많은 강사님들의 인터넷 강의가 있는데 대부분 잘하시고 좋습니다. 유튜브 강의는 무료이고 편하지만 하나의 '과정'으로 만들어지지 않은 단편 영상이 대부분이라 초보에게는 좋지 않습니다.
바쁘고 급하다고 학습을 뒤로 미루지 마세요.
회사는 프로들이 일하는 곳입니다. 하고 싶은 일 하게 해주는 곳이 아니라 일을 하고 능력에 따라 성과를 만들어서 보상을 받아야 하는 조직입니다. 엑셀을 못하는 구성원에게 중요한 일이나 관리자 역할을 맡기기 어렵습니다. 업무적 신뢰의 한계가 있습니다. 떼쓰고 어리광 부리기보다 성장해서 증명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엑셀로 모든 것을 할 수는 없지만, 엑셀을 못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