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라이프에세이 vo.1_그냥 살아보자, 조그만 바닷가 동네에서
지난 5년간 공유를위한창조라는 회사에서 부산의 여러 마을과 주민들을 만나며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참으로 바쁘게 지냈던 시간이었다. 여러 마을에서 그곳에 사는 주민들의 삶터, 일터를 만드는 일을 하다 보니 이바구캠프 동네는 어느새 나에겐 삶터가 아닌 일터로 변해버렸다. 나는 어떤 동네에 살고 싶은 걸까? 또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 걸까?
사실 처음부터 거제도였던 것은 아니었다. 부산에 기반을 두고 있다 보니 부산과 어느 정도 가까운 지역에 둥지를 틀고 싶었다. 그리고 부산과 비슷하게 바다가 잇는 동네였으면 좋겠다는 조건, 산복도로와 달리 평지였으면 좋겠다는 조건, 먹고살아야 되니 낙후되었더라도 어느 정도의 편의시설이 있는 조건, 마지막으로 우리 역할이나 일이 만들어질 수 있는 동네였으면 하는 조건.
그래서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조건을 찾기 위해 경남을 중심으로 남해군, 통영시, 거제시 곳곳을 다녔다. 돌고 돌아 찾은 곳은 거제시의 장승포.
바다, 산, 평지 그리고 밤 9시면 문을 닫는 점포들. 하지만 자정까지도 열려있는 편의점. 우리가 원했던 조건이 어느 정도는 맞아떨어졌다. 무엇보다 우리의 역할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우리는 조건이 충족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거제도로, 장승포로의 이주를 결정했다.
우리는 거제도 장승포로 이주 결정을 하고, 그때부터 거제도에 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거제도는 우리나라 대형조선소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2개의 우리나라 양대산맥 조선소를 보유하고 있는 도시로, 우리가 한창 거제도로 가겠다고 결정하던 시기엔 조선업의 불황으로 수많은 근로자가 떠나고 있는 도시였다. 그렇게 한 달에 최소 100명씩 도시에서 사람들이 떠나고 있었고, 도시는 새로운 대안적인 방향을 찾아야 하는 시점에 놓여있었다. 어쩌면 늦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주민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들었다. 워낙 조선업으로 먹고살던 도시여서 조선어빙 무너지면 대안을 찾기가 어려운 도시가 될 것이라는 암울한 이야기들. 관광, 문화, 복지 등 모든 부분에서 취약하다는 이야기가 다수였다. 주민들 사이에서 이런 우울한 이야기들이 공공연하게 나온다는 것이 참 안타까웠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부산과 이어지는 거가대교는 인구 유입에 역할을 할 줄 알았더니, 인구 유출이 되는 빨대효과가 일어나고 있다는 이야기, 지역에 자리 잡은 높은 바가지 물가와 불친절한 서비스 등이 관광 및 서비스업에서도 마이너스라는 이야기. 그렇게 주민들은 우울한 전망과 볼멘소리를 했다.
우리는 이러한 이야기를 들을수록 더욱더 거제도의 매력을 느끼기 시작했다.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은 해결하면 되는 것이고, 누군가가 이야기만 한다면 우리는 행동을 하면 되니깐.
우리가 많은 것을 변화시킬 수는 없겠지만, 그 변화의 시작점이 될 수 있겠다는 막연한 기대로 흥분되었다. 우리는 거렇게 거제도에서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가는 터전으로 장승포를 선택했고, 그곳에서 살아보기로 했다.
해당 글은 2019년 공유를위한창조 구성원 4명이 함께 집필한 <로컬라이프에세이 vol.1 그냥 살아보자, 조그만 바닷가 동네에서> 에세이집에서 발췌, 각색한 기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