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은 무게가 아니라,
속도로 기울어진다
관계가 무너지는 건 사랑의 크기가 아니라, 흐름의 방식 때문이다
관계에는 늘 힘의 기울기가 존재한다.
사랑이든 우정이든,
감정은 평평하지 않다.
한쪽이 더 주고,
한쪽이 더 받는다.
이건 잘못이 아니라 구조다.
문제는 그 기울기가
겉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기울기는 조용히 쌓인다.
눈에 띄지 않게,
말없이,
천천히.
그러다 어느 순간
‘부담’이라는 이름으로 터진다.
마음은 무거워지고,
대화는 조심스러워지고,
관계는 불편해진다.
주던 사람은 지치고,
받던 사람은 미안해진다.
그러다 결국 둘 다 멀어진다.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내가 더 사랑해서 그래.”
“내가 더 애써서 그래.”
하지만 관계의 문제는
사랑의 크기가 아니다.
진짜 문제는
사랑의 속도와 방식이다.
아무리 큰 감정이어도
너무 빠르게 주면 부담이 되고,
너무 느리게 주면 불안이 된다.
방식이 맞지 않으면
사랑은 오해로 변하고,
좋았던 감정도 피로가 된다.
속도가 맞는 관계는
기울어져도 무너지지 않는다.
한쪽이 더 주더라도
그 흐름이 자연스럽고,
받는 사람이 감사할 여유가 생긴다.
방식이 맞는 관계는
조금 불균형해도 오래간다.
감정을 강요하지 않고,
상대를 조이지 않는다.
물처럼 흐르고,
바람처럼 닿는다.
우리는 종종
감정의 무게만 신경 쓴다.
더 깊게 사랑하려 하고,
더 많이 주려고 한다.
하지만 관계를 지키는 건
무게가 아니라 리듬이다.
사람 사이의 리듬이 맞으면
기울어도 쓰러지지 않고,
멀어져도 다시 돌아온다.
관계는 평평할 필요 없다.
균형을 맞출 필요도 없다.
다만, 흐름이 편안해야 한다.
그래야 오래 간다.
감정의 크기를 맞추려 하지 말고,
감정의 속도와 방식을 맞춰라.
그게 관계의 기울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기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