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을 받아들이는 사람만이, 다음 인연을 맞을 수 있다
모든 연결에는
자연스러운 끝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안다.
하지만
그걸 받아들이는 방법은 모르고 산다.
알지만 받아들일 수 없는 감정,
그게 인간이다.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끝을 향해 걷는 존재다.
탄생과 동시에 죽음이 정해져 있고,
만남과 동시에 이별이 함께 따라온다.
관계도 마찬가지다.
시작이 있다면
끝은 반드시 존재한다.
그건 실패가 아니라
자연의 순서다.
문제는
우리가 시작은 환영하면서도
끝에는 저항한다는 것이다.
끝이 오면 잘못했다고 느끼고,
누구의 책임인지 따지고,
잡을 수 없는 걸 억지로 붙잡는다.
하지만 관계의 끝을 받아들인다는 건
상대를 버리는 게 아니라
상황을 인정하는 일이다.
어떤 관계는
그 시절이라서 함께할 수 있었고,
그 나이라서 유지될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 달라지는 건
상대가 아니라 삶의 방향이다.
관계는 영원할 수 없고,
모든 사람은 곁에 머무는 시간이 정해져 있다.
누군가는 오래 있고,
누군가는 잠시 스쳐 간다.
중요한 건 길이가 아니라
그 시간 속에서 우리가 어떤 사람이었느냐다.
관계의 끝을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은
자신을 잃지 않는다.
억지로 붙잡지 않고,
억지로 미워하지도 않는다.
그저 “끝났구나” 하고 인정한다.
인정은 결심이 아니라
성숙의 형태다.
붙잡을 걸 붙잡고,
떠나야 할 것을 떠나보낼 수 있는 마음.
모든 관계에는 끝이 있다.
그 끝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다음 인연이 들어올 자리가 생긴다.
끝을 인정할 줄 아는 사람만이
새로운 시작으로 움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