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잘못이 아니다

by 지수빈

내 고향 서울에서

어찌하여 나는

주는 것만 받을 줄 알고

절대 먼저 손 내미는 일이 없는

이방인이 되고 말았는가.


나는 그 탓을

어젯밤 내 꿈속을 뛰놀았던

노루에게 하고 싶다.

평원에 놓인 자유 속에서

조금도 구속되지 않고

어느 곳을 향하여도

노루의 집이었고,

어떤 것을 취한다 하여도

모두 노루의 것이었던

세속에 물들지 않은

내 꿈속의 자유가

나를 이방인으로 만들었다.


내 고향 서울에서

어찌하여 나는

남을 사랑할 수 없고

나 자신조차 사랑할 수 없는

이방인이 되고 말았는가.


나는 그 탓을

내가 가고자 하는 곳으로

조금도 움직이지 않는

그 거리에 하고 싶다.

어느 곳을 향하여도

모두 나의 집일 수 없고

어느 것을 취하여도

모두 나의 것일 수 없는

나와 함께 살아온 그 거리가

나를 이방인으로 만들었다.


내가 이방인이 된 것은

내 탓이 아니다.

내 잘못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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