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을 때

by 지수빈

보고 싶을 때

목소리 듣고 싶을 때

어느 쪽으로든 네가 간절해질 때

네게서 비롯되지 못한 나의 평안과 평온 또한

너를 사랑하는 탓에 무너지는 지금

보고 싶을 때

목소리 듣고 싶을 때

너를 형용할 수 있는 모든 것

단 하나도 뜻대로 이루지 못함에

사랑한다는 건, 사랑한다는 건

네 목소리만큼 정교한 일이어야 했을까.


무지보다 더한 무지로

투박한 형태로 너를 기억했다면

네게서 파생된 우리의 섬세함에 대하여

나 이토록 슬퍼할 이유가 있어야 했는지.

사랑한다는 건, 사랑한다는 건

가질 수 있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은 것일까.

잃어가는 것들에 대하여 어떤 이유도 묻지 않고

완벽히 잊을 수 있을 때

그때서야 너를 사랑할 수 있는지.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