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동아줄 위로
힘겨운 외줄 타기를 할 때
추락할지도 모른다는
그런 불안감이
항상 나를 뒤쫓았다.
무너질지도 모르지
발바닥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까슬한 동아줄을 느끼면서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날갯짓을 할 때
육체와 영혼이 두 동강 나는
이상한 이질감을 느꼈다.
내 몸이 내 것인 것 같지 않고
내가 나 인 것 같지 않은
불쾌한 낯섦
추락하고 있는 것이지.
사냥꾼의 총알에 맞아
내 것이었던 만물에 몸을 부딪히며
무너지고 있는 것이지
암흑 속 어딘가 손을 뻗으면
정신을 잃은 육체
호흡을 잃은 영혼 속
살아있는 완전한 믿음에서 비롯된
아집으로 변해버린 나의 고집이
순식간에 낡은 동아줄을 잡아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