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집

by 지수빈

낡은 동아줄 위로

힘겨운 외줄 타기를 할 때

추락할지도 모른다는

그런 불안감이

항상 나를 뒤쫓았다.

무너질지도 모르지

발바닥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까슬한 동아줄을 느끼면서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날갯짓을 할 때

육체와 영혼이 두 동강 나는

이상한 이질감을 느꼈다.

내 몸이 내 것인 것 같지 않고

내가 나 인 것 같지 않은

불쾌한 낯섦

추락하고 있는 것이지.

사냥꾼의 총알에 맞아

내 것이었던 만물에 몸을 부딪히며

무너지고 있는 것이지

암흑 속 어딘가 손을 뻗으면

정신을 잃은 육체

호흡을 잃은 영혼 속

살아있는 완전한 믿음에서 비롯된

아집으로 변해버린 나의 고집이

순식간에 낡은 동아줄을 잡아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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