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7/20_아침 8시 45분
손으로 글을 쓰고 있는 게 어색하다. 익숙해지고 싶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수정과 확인이 쉬운 노트북과 더 친해져 버렸다. 그러던 중 50일간 글을 쓰는 프로그램이 눈에 들어왔고, 마침 상현 작가님의 책과 함께 작은 스케치북이 왔길래 이 기간엔 펜을 들고 써보자고 다짐했다.
가족과 함께 사는 터라 아침에 글을 쓰고 있으면 방문 너머로 다양한 소리가 들려온다. 그릇과 숟가락이 부딪치는 소리, 선풍기가 돌아가는 소리, 화장실 물소리... 그 소리들이 가끔은 나를 옥죄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럴 땐 속으로 크게 외쳐보곤 한다. 방에 틀어박혀 있으나 나도 무언갈 끄적이고 있다고. 자처해서 동굴에 들어간 것처럼, 나의 '혼자'를 지켜주길 바라는 것처럼 그렇게 방해받고 싶지 않다는 분위기를 내뿜으며.
나는 혼자 있길 바라지만 사람들 사이에서 빛을 발하는 아이러니한 사람이다. 지금까지의 짧은 경험상 그렇다. 가끔 22살인 사람을 만날 때면 '난 그때가 제일 행복했어'라고 말하곤 하는데, 돌이켜보면 그때의 나는 늘 사람들과 함께했다. 바쁘고 즐겁게 하루하루를 보냈고, 운이 좋게도 그때 함께한 사람들이 모두 좋았다. 지금도 가끔 그 사람들을 만나는데, 만날 때마다 좋은 걸 보면 나는 그때 분명 행복했다. 그리고 그때를 그리워하는 지금은 사람이 고픈 상황임을 확신한다.
글 쓰고 그림 그리는 걸 주 활동으로 선택한 뒤부터 혼자인 시간이 많아지고 그 시간이 필요해졌기 때문에 의도치 않게 고독을 느껴야 할 때가 많다. 그래서 글에 빠져 있다가 친구들을 만날 때면 알 수 없는 상쾌한 바람이 나를 환기하고 정화한다. 그러고 나서 다시 집으로 돌아갈 때면 그 헤어짐이 참 아쉽더랬다. 다시 나는 그 고독 속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그곳은 내가 선택한 곳인데, 그래서 그곳을 싫어하고 싶지 않은데 싫어하게 될까 봐 가끔 무섭다. 그렇기에 현실적인 문제들이 닥쳐올수록 오히려 나는 더더욱 펜을 들어야 한다. 언제나 그렇듯, 글은 나를 치유할 것이고 해결책을 줄 것이기에.
앞으로 50일간 쌓일 나의 끄적임들이 기대가 된다. 때론 아침에, 때론 밤에 찾아오는 고독들을 이곳에 쏟아내며 글을 더 사랑하게 되는 시간이 되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