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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아 Oct 26. 2023

이상적인 배움 3

5. 대학 생활 _ (2-3) 첫 팀플, 발표자는 나/피드백의 정석

[인스타툰 스크립트]

2023/10/20 업로드


5-(2-3-1) 이상적인 배움 _ 첫 팀플, 발표자는 나


나는 우리에게 많은 걸 가르쳐 주셨던 그 교양 강좌 교수님을 정말 많이 존경했다.

(교수님을 바라보는 빈아.)


그런데 그 존경심이 되려 나를 옥죄었던 순간이 있었다.

(미래/ 발표하고 있는 빈아의 뒷모습. 흐릿하게 연출.)


교수님은 어떤 발표가 좋은 발표인지에 대한 설명을 이어가시다가 우리에게 팀플 발표 과제를 내주셨다.

('팀플'이라는 글자를 가리키는 교수님.)


주제는 자유였고, 대본을 최대한 보지 않은 채 원고 5페이지 분량의 발표를 해야 했다.

(당황한 표정으로 교수님을 바라보는 빈아와 학생들.)


중고등학교 때까지 발표에 자신이 있었던 나는 이번에도 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 발표자를 자원했다.

('그럼 발표는...'이라고 말하는 친구, '내가 할게!'라고 말하는 빈아.)


그렇게 우리는 몇 주에 걸쳐 발표 준비에 매진했고, 발표 3일 전까지 원고를 무한 수정했다.

(팀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있고 책상 위에 노트북과 자료들이 가득하다. 힘들어 보인다.)


그렇게 최종 원고를 손에 쥔 나는 그 종이가 닳도록 보고 또 보며 반복적으로 익혔다. 살면서 20분짜리 원고를 3일 만에 외워본 적이 없었고, 대본 없이 발표한 적도 드물어서 걱정이 태산이었다.

(지하철에서 대본을 외우고 있는 빈아.)


발표 당일이 되고, 우려했던 일이 발생했다. 발표를 잘 이어가던 나는 넘어가는 PPT 화면과 함께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발표를 하고 있는 빈아. 발표 내용이 생각이 나지 않아 놀란 모습.)


다음 내용이 전혀 생각나지 않았다. / - 다음 편에 이어서

(당황한 빈아의 눈동자 클로즈업.)



[인스타툰 스크립트]

2023/10/26 업로드


5-(2-3-2) 이상적인 배움 _ 피드백의 정석


- 전 편에 이어서 / 그렇게 정적이 몇 초간 이어지던 그때, 그래도 다 같이 열심히 준비한 발표를 끝까지 완주하자는 생각에 조심스럽게 손을 들고 말다.

(발표하다 손을 드는 빈아의 뒷모습. 교수님이 저 뒤에서 쳐다보고 있다.)


'교수님, 대본 좀 확인할 수 있을까요?'

(빈아가 말한다.)


교수님은 흔쾌히 허락해 주셨고, 나는 팀원으로부터 대본을 전달받아 발표를 이어갔다.

(팀원에게 대본을 전달받는 빈아.)


그렇게 발표를 마치고, 세상 미안한 마음을 안고 자리로 돌아온 나는 수업이 끝날 때까지 눈물을 참느라 혼이 났다.

(친구들 사이에서 몸을 웅크리고 앉아 있는 빈아.)


존경하는 교수님 앞이라 잘 해내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도 있었고, 우리 팀원의 점수가 내 발표에 달려 있다는 부담감도 있어서 정말 잘 해내고 싶었는데 그렇지 못했기에 아쉬움이 물 밀듯이 밀려왔다.

(너덜너덜한 대본을 바라보는 빈아.)


모든 팀의 발표가 끝나고 피드백이 이어졌는데, 우려와 달리 교수님은 내게 꼭 필요한 말들만 다정히 해주셨다.

(웃고 있는 교수님의 얼굴 클로즈업.)


'사람들에게 신뢰를 주는 목소리를 가지고 있네요. 근데 오랜 시간 발표를 하면 목이 갈라져 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러니 발표 전에 물을 많이 마시고 시작하면 도움이 될 겁니다. 제스처가 자연스럽고 보기 좋았어요.'

(교수님이 빈아에게 말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당황스러운 상황에서 먼저 손을 들고 도움을 요청한 거 정말 잘했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그 마음 다 이해하고, 생각보다 청중들은 발표자를 잘 기다려 줍니다. 그러니 차분하게 본인이 준비한 것들을 잘 푸는 연습을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수고 많았어요.'

(빈아를 다정히 바라보는 교수님.)


이미 스스로 알고 있을 부족한 부분들을 짚어주기보다 부드러운 칭찬으로 나를 다독여주셨던 교수님께 감사의 말을 남기고 싶다.

('감사했습니다.' 하고 교수님께 인사하는 빈아. 손을 흔들며 걸어가는 교수님의 뒷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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