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여덟 번째 글

2023/08/16_저녁 7시 13분

by 빈아

카페 마감 시간 때문에 어제 결국 끝내지 못한 인스타툰 작업. 지금, 그걸 하러 어제와 같은 장소에 와있다. 목, 금, 토, 일 4일간 작업에만 몰두해야 하는데, 아르바이트를 가지 않기 때문에 그만큼의 값어치를 해야 한다. 그래서 사촌 언니 촬영 서포트, 무용 수업, 다이노탱 팝업을 제외하면 (아, 치과도 가야 한다) 대략 브런치 글 2개, 인스타툰 작업 2개 이상을 할 수 있는 시간이다. 그렇게 해내야만 한다. 그 사이에 보고 싶었던 영화까지 보려면, 바쁘다 바빠.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이 나왔는데, 핵폭탄 관련 오펜하이머라는 인물을 다룬다고 한다. '알쓸별잡'에서 다룬 얘기들이 너무 흥미롭기도 했고, 감독과 배우들 모두 믿고 보는 사람들이라 기꺼이 극장에서 볼만하다고 생각했다. 오늘 작업을 빨리 마치고 봐도 좋고. 일단 이 글 쓰는 것부터 끝내야....


50일 쓰기인데 벌써 절반을 넘겼다. 꾸준히 해온 나 자신이 대견하고, 50일이 지난 후 변해있을 나도 기대가 된다. 꼭 변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왠지 달라져 있을 것 같아서 괜히 기대하게 된다. 이 공간에 이토록 솔직하게 쓰게 될지 몰랐고, 나의 글 실력을 이렇게 직접적이고 적나라하게 알게 될지도 몰랐다. 그렇기에 남은 나날들 속에서 몰랐던 내 모습을 또 발견할 것이다. 그렇게 '지금'의 나를 아는 것도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가. 그렇게 알게 된 내가 얼마나 하찮을지, 생각보다 대견할지는 가봐야 아는 것이겠다.


50일이 지나도 계속 쓰고 싶은데, 강제성이 빠진 뒤에도 부지런히 펜을 잡을지 미지수다. 내가 나를 믿을 수가 없어 신청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이고, 이 글을 쓰면서도 '신청했기 때문에' 하는 거라는 확신이 맴돌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독립을 하면 스스로 통제하며 지금보다 훨씬 부지런해질 거라 믿고 있는데, 그 시기가 너무 막연히 멀리 있다. 그 보장이 실현되려면 그전부터 그래야 할 텐데. 나는 아마도 평생 스스로에 대한 높은 기대치에 부응하려고 애쓰며 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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