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17_오후 2시 27분
펜을 들고 글을 쓰려할 때마다 머릿속에 여러 잡다한 생각들이 맴돈다. 이걸 다 글로 풀어버리면 그것도 그 나름 좋겠지만, 그 의식의 흐름을 그대로 옮기면 전체적으로 완성도가 좀 저하되는 느낌이 든다. 어느 순간부터 생각이 많은 사람이 되었다. 이 세상 살아가는 게 원래 간단할 수 없지만 말 그대로 '잡다한' 생각들이 더 잡다하게 많아져서 문제다. 작업을 할 때도 어딘가 붕 떠 있는 느낌. 그렇다고 완성된 회차들이 마음에 안 들진 않는다. 그나마 다행이지 싶다.
오늘은 아르바이트를 가지 않는 날이다. 9시 반쯤 몸을 일으켜 이것저것 먹고 장도연의 살롱 드립을 보다 보니 정오가 넘었다. 노트북을 가지고 나가기 싫어 책상에 앉아 부지런히 브런치 글을 썼다. 그편을 인스타툰으로 그려야 하는 작업이 남았고, 이따 저녁에 오펜하이머를 보러 가야 한다. 이렇게 적으니 어딘가에 오펜하이머라는 친구가 사는 것 같다. 작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영화 볼 때까지 시간이 남으면 부업거리로 처리할 것들이 내 방에 쌓여 있다. 내일 치과 갔다가 다이노탱 팝업에, 사촌 언니까지 만날 일이 있어 (이 얘길 여기에 이미 한 것 같지만) 작업을 이틀로 나눠서 하기로 했기 때문에 오늘은 아마 스케치 정도 하지 않을까 싶다. 일이 없는 날들을 부지런히 활용해야 한다. 내 방도 좀 정리해야 하고 이것저것 결정할 것들도 있는데, 아침 시간을 활용하기란 여전히 쉽지 않다. 내일은 치과 가기 전 시간대를 좀 활용해 볼까 한다. 스케치만 오늘 끝내면 사실 채색은 금방 해서 예약 시간이 11시 반이라면, 충분하다.
오늘 할 일이 또 있는데, 운동이다. 영화 상영시간이 3시간이라 끝나고 하기엔 늦고, 시작 전에 그 근처 산책로를 이용할 생각이다. 샤워가 고픈 상태에서 영화를 보는 건 좀 고역이겠지만 이렇게라도 운동해야지 싶다. 바쁘네, 이번 주....
바쁘다는 건 힘들면서 안정감을 준다.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바쁠 때마다 불안감이 적었다. 쉬는 것도 좋지만 바쁘다 어쩌다 한번 쉬는 건 더 좋으니까. 그때 쉬는 게 진짜 쉬는 것 같으니까. 하루하루를 부지런히 살면 저녁 시간대의 여유가 여름날의 맥주처럼 시원하게 찾아온다. 그래서 계속 이렇게 지내고 싶다는 소소한 바람이 생긴다. 오늘도, 내일도 그런 날들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