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 the light...빛이 되어줘

어둠이 끝나고 다시 걷기 시작할 때

새벽에 잠이 깼다. 두세 시간 정도 잔 것 같다.

일어나 물 한 잔을 마시고 창가에 섰다.

밖은 아직 어두웠다.

수년 간 끌어왔던 성가신 일이 끝나고나면

무척 기쁠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내 마음은 그냥 비어 있다.



이제 새로운 일을 시작해야 한다.

머리로는 알고 있다.

하지만 발이 잘 떨어지지 않는다.

마치 물속에 서 있는 것처럼 모든 동작이 느리다.


어느 영화의 주제가가 떠올랐다.

우주를 배경으로 한 애니메이션이었다.

영화 내용은 희미한데,

노래 가사 몇 구절이 머릿속에 남아 있다.


창밖을 바라보다 문득 생각했다.

저 어둠이 영원할 것 같지만, 해는 반드시 뜬다.

물론 해가 뜬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적어도 볼 수는 있게 된다. 어디로 가야 할지.


Time won't stop, so we keep moving on


시간은 멈추지 않는다.

그러니 우리도 계속 나아간다.

단순한 말이다.

하지만 단순한 것이 때로는 가장 어렵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이 쉽지 않다.

예상했던 것보다 더 어렵다.

여기저기서 난관이 생긴다.

가끔은 왜 굳이 이걸 해야 하나 싶을 때도 있다.


하지만 가만히 있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는 것도 안다.


Some days just pass by and some days are unforgettable

We can't choose the reason why
But we can choose what to do from the day after


어떤 날은 그냥 지나간다. 어떤 날은 잊을 수 없다.

왜 그런지는 선택할 수 없다.

하지만 그 다음 날 무엇을 할지는 선택할 수 있다.


결국 그것밖에 없는 것 같다.

오늘은 어쩔 수 없다.

내일은 다르게 할 수 있다. 작은 것부터.



동이 트기 시작했다. 하늘이 조금씩 밝아진다.

오래 걸릴 것이다. 분명히. 그래도 용기를 내서 새로 시작해야 한다.


It may be long, but with our hearts start a new
With our heads held high


오래 걸리겠지만 마음을 다잡고 새로 시작한다. 고개를 들고.


창문을 열었다.

차가운 공기가 들어왔다.

겨울이다. 하지만 겨울도 끝난다.


어디를 가든 거기가 내가 서 있을 곳이다.

도망칠 곳은 없다.

그렇다면 여기서 시작하는 수밖에.

천천히.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면서.


Be the light.

빛이 되어줘.


노래는 그렇게 끝난다.


누군가에게 빛이 되라는 말인지,

스스로 빛이 되라는 말인지.

아마도 둘 다일 것이다.


창밖이 완전히 밝아졌다.

오늘 하루가 새롭게 시작된다.


https://youtu.be/ggwHsgPVdYE?si=3Dqpai_5jyERBOG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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