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도전이 필요한 이유
가끔 콘솔게임을 한다.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이어온 습관이다.
몇몇 시리즈는 신작이 나오면 여전히 궁금해서 구입한다.
최근에도 그랬다. 「용과 같이」의 신작을 시작했다.
게임 방식은 단순하다. 주인공을 움직여 거리를 돌아다니며 미션을 완수한다.
그런데 이 게임에는 특별한 기능이 있다.
메인스토리를 전부 클리어해야만 열리는 '프리미엄 어드벤처' 라는 것인데,
주인공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서브스토리나 미니게임만을 즐길 수 있는 모드다.
얼핏 보면 천국이다. 더 이상 힘든 미션도 없고, 하고 싶은 것만 하면 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모드를 켜면 십 분을 버티기 어렵다.
몇 번 시도했지만 결국 곧 꺼버렸던 경험이 있다.
왜일까?
생각해 보니 답은 간단했다. 메인스토리의 미션이 없기 때문.
서브스토리나 미니게임만 하자니 이상하게도 지루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내 경우에는 그렇더라.
최근 사무실 내 한 직원과 갈등을 겪고 있다.
일을 꽤 잘하는 직원이어서 굉장히 신뢰하고 있었는데
최근 들어 태도가 좀 이상했다.
결국 어떤 일이 하나 터졌고, 그걸 지적했더니 오히려 반발을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유를 정확히 알 수 없다.
이 친구와 나 사이에 뭔가 커다란 벽이 하나 존재하고 있는 듯한 그런 느낌.
주말 내내 그 문제로 마음이 많이 불편했다.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화도 났다가, 상대방의 입장이 이해도 되었다가,
왜 이런 일이 나한테 벌어지는지 원망도 되었다가.
참 여러가지 생각들이 내 안에서 춤을 추더라.
그러던 중
문득 게임 속 '프리미엄 어드벤처'가 떠올랐다.
메인스토리 없는 자유로운 모드가 왜 그토록 재미없었는지 생각하다 보니,
지금 내가 겪는 이 상황이 겹쳐졌다.
이 갈등이야말로 내 삶의 메인스토리 중 하나가 아닐까.
메인스토리는 언제나 쉽지 않다. 난이도도 높고, 중간에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다.
하지만 바로 그 '난이도'가 게임을 계속 이어가게 만드는 힘이다.
역설적이지만, 무겁고 불편한 미션이야말로 플레이를 지속하게 하는 원동력이다.
삶도 다르지 않다.
지금은 이 상황이 괴롭고, 당장 벗어나고 싶다.
하지만 어쩌면 훗날 이 갈등이 있었기에
내가 성장했다고 돌아볼 수 있지 않을까.
게임에서 미션을 클리어하면 레벨이 오르듯,
이번 문제를 해결하면 내 삶의 레벨도 올라갈 것이다.
물론 지금은 여전히 답답하다. 갈등은 쉽게 풀리지 않는다.
그러나 관점을 조금 바꾸니 마음이 달라졌다.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기지?"라는 원망 대신,
"이것도 내 메인스토리 중 하나다"라고 받아들이니
이상하게도 마음이 가벼워졌다.
기쁘게 해결책을 찾아보자는 태도가 생긴다.
우리는 종종 고통 없는 자유를 꿈꾼다.
힘든 메인스토리 없이
하고 싶은 것만 하며 살아가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목표 없는 자유는 오래가지 못한다.
잠시 달콤할 뿐, 금세 공허해진다.
삶은 본래 메인스토리로 가득하다.
불편하고, 화가 나고, 답답한 순간들이 이어진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들이 모여 이야기가 되고,
그 이야기가 결국 나라는 사람을 만든다.
지금도 각자 다른 미션을 수행하며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건
완벽한 천국 같은 '프리미엄 어드벤처'가 아니다.
오히려 불편하지만 분명한 목표를 가진 '메인스토리'다.
그렇다면 묻고 싶다.
당신이 지금 맞닥뜨리고 있는 메인스토리는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