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담담글방 Dec 25. 2023

생각해 보니 나 출판사 홍보대행사 출신이었네

잊고 살았다. 십여 년 전 내가 어느 대형 출판사의 홍보대행사 출신(?)이었다는 걸. 방송작가 일을 함께 했던 프로그램의 선배가 추천해 준 곳이었다.


마침 산티아고에 다녀와 쉴 때였고 방송 아닌 다른 일을 해보면 어떨까 고민하던 시점이었다.


추천받은 홍보대행사는 나름 굵직한 패션 브랜드, 건설사, 요식업계 쪽의 유명한 브랜드 등의 홍보를 맡고 있었는데 나는 그중에서도 출판사를 관리하는 팀에 들어가 담당 AE가 되었다.    

  

그때 여러 책을 홍보했지만 손미나 작가님 책을 할 때 언론 노출이 가장 많았다.  홍보가 끝나는 시점에 업무에 포함된 일은 아닌데 그동안 언론에 노출된 자료를 떡제본해서 작가님께 기념으로 드렸다.


사진 한 장 남겨두지 않아서 참 아쉽지만... 작가님이 무척 좋아하셨던 기억이 난다.


지금에 와서는 그때 했던 홍보 방식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고 자료 역시 모두 회사 컴퓨터에 고스란히 넣어두고 온 데다가 심지어 주고받은 메일도 회사 계정이라 자료가 전혀 없다. 당시 활용했던 출간 홍보 툴을 갖고 있지 않으니 정말 통탄할 일인 것도 같지만...     


또 생각해 보니 지금은 그 툴이 다 바뀌었을 것 같다. 그때는 sns라고는 거의 없고 네이트나 네이버나 다음 메인 정도의 노출, 그리고 기자님들 찾아다니며 보도자료 드리고 책 나오면 책과 함께 떡도 들고 다니며 돌렸다.     


완쪽부터 스타일리스트 언니, 손미나 작가님, 나, 그리고 촬영팀

1년 정도 홍보대행사에서 일하는 동안 굵직한 책 소개 프로그램도 종종 잡았는데 손미나 작가님의 경우 인지도가 있고 열정도 많은 분이라 언론과 소통하게 비교적 수월했다.  

    

그때는 보도자료만 작성하면 협력 업체가 전 언론사 책 담당에게 릴리즈하고 책을 보냈는데 지금은 종이책도 아니다 보니까 전자책은 기자들에게 어떻게 전달해야 하나 고민이 되기도 했다. 출판사 이름도 없는데 실어줄까 싶었지만 그래도 소소하게라도 보내려고 준비를 다.



밀양과 창원으로 3박 4일 출간 여행을 다녀오며 창원 민들레책밭에서 작은 출간기념회를 열었는데 그 내용으로 보도자료를 작성해 몇 군데에 보냈다.



감사하게도 몇 곳에서 기사를 내주셨다. 예전에 ytn star였던 kstar와 창원 지역 신문 중 창원특례신문이 관심을 보여주었다.



에세이 분야에서 순위권에 들기도 하고 주변에서 출판사 첫 책이라고 많은 응원을 해주셨다.


하지만 기획과 리뷰는 물론 교정과 마케팅 홍보까지 모든 걸 혼자 해야 하는 게 녹록지만은 않다.


오랜만에 깨닫는다. 그냥 계약한 출판사랑 내 글을 출간하는 게 편한 거였다고.      


하지만 안 해 본 경험이라 즐겁고, 내가 열심히 하면 또 성과를 기대할 수 있어 설렌다. 물론 열심히 한 만큼의 성과가 안 나올 수도 있지만, 그렇더라도 경험은 쌓일 것이다.


작가님들과 계약할 때 수익을 생각하고 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당연히 잘 되기를 바란다. 특히 작가님들과 나의 노력과 애정과 시간들어간 일이니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 더욱 커진다.      




좀 더 홍보에 집중하고 싶지만 하다못해 상세페이지 수정 하나에도 플랫폼과 소통하는데 시간이 꽤 걸리는 식이라 마음만큼 못 하고 있다.


아무리 그래도 오래전이지만 출판사 홍보 일을 1년이나 했는데, 뭘 어떻게 했는지 기억나는 건 거의 없지만, 그 경험이 어디 가겠나 우겨본다.      


이렇게 말해놓고 책 노출 하나도 안 되면 창피하겠지만, 그 창피함을 무릅쓰고 말해본다. 생판 초보보다는 낫지 않겠나 하고.                    

매거진의 이전글 담담글방의 글벗을 찾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