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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담담글방 Dec 30. 2023

누워있지 않으려고 카페에 갑니다

오전 내내 누워있었다. 휴대전화로 출간 책의 문구들을 정리하다보니 오전이 다 간다.


허리가 끊어질 거 같았지만 그래도 버텼다.


티긴 뭘 버텨.


사실은 버틸만한 일도 아니었다.


그래도 일어나기는 싫어서 조금 덜 아픈 곳을 찾아 자세를 이리저리 바꾸었다.


아이와 남편은 친구들 가족과 강릉에 갔다.


혼자 있으니까 굳이 침대에서 일어나지 않아도 됐는데 배가 고플 때까지 누워있을 수 있는 건 혼자 있는 시간의 특권이지만 굉장한 허리 통증을 안겨주었다.


만보기앱을 켜서 최근의 걸음수를 체크해 보니까 왜 이렇게 허리가 아픈지 알 것 같다.



천보면 다행이고 몇백보를 걸은 날도 있다.


결국은 밖으로 나가야 천 보라도 걷는다.


카페에 가야 허리 펴고 앉아있을 텐데. 영 나가고 싶지가 않다. 한 번 나가려면 왜 이렇게 큰 결심이 필요한지.


그래서 아침에 집 앞 카페에 출근하는 루틴은 모두 아이 등교 덕분이다. 방학이 되니 그조차 어렵다.



다행히(?) 어제 노트북 가방을 도서관에 두고 와서 가지러 가야 했다. 눈이 올 때는 운전한 적이 없지만 어쩔 수 없어서 십 분 거리 도서관으로 향했다.


눈이 펑펑 내리는데 운전하는 게 이런 기분이구나.


익숙한 길에 짧은 거리라 앞유리에 쏟아지는 눈발을 즐기며 운전했다. 이 상태로 더 운전해도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을 이어갈 겨를없이 곧 도서관에 도착했다.





노트북을 찾은 후 근처 카페로 향했다.


눈 내리는 창가가 내 차지다. 2면이 통창으로 되어있어 눈 오는 풍경을 아쉽지 않게 누렸다.


대형카페라 백색소음이 꽤나 시끄러웠지만 허리를 최대한 꼿꼿이 펴고 책을 읽었다.


집에 가면 또 침대에 눕겠지. 또 다른 할 일까지 누워서 하다 보면 저녁 무렵에는 아마 유튜브로 허리 통증을 줄여주는 요가 영상을 틀어야 할지 모른다.


샌드위치를 많이 남겨서 배가 금방 고플 것 같지만 최대한 2시간은 버티다 집으로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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