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서류중에서 유일하게 두꺼비는 덜 무서워한다.
행동이 개구리에 비해서 느릿하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흙을 가지고 놀던 세대에게는 새집을 가져다줄 호구급 양서류. . .게다가 전래동화속의 밥을 얻어먹은 은혜를 갚은 두꺼비의 그 두둑한 의리란 인간보다 단연 깊고 우직해보였다.
개구리는 가볍고 폴싹폴싹 철딱서니 없이 뛰어서 어쩐지 내 얼굴에 철썩 달라붙을거 같은 공포심에 청개구리만 봐도 기겁을 한다. 그렇지만 두꺼비는 푸짐한 덩치에 여간 급한 일이 아니라면 그냥 움척움척 걸어다니는 것이 귀엽기까지하다.
어느 여름날 매일 고향집에 오던 두꺼비가 한마리 있었다. 와서 거름더미 옆에 짐짓 웅크리고는 날아다니는 파리며 벌레들을 배불리 잡아먹고, 눈치없이 개 옆으로 지나가다가 개발에 머리도 꽥 눌리고 홀랑 까꾸라지기도 하는등 수모도 많이 당했다. 역정이 난 두꺼비는 몸 주위로 땅이 젖도록 냄새도 없는 액체를 뿜어대는데 그게 독인가 싶다.
동화속 괴물지네와 싸워 이긴 그 독이구나.
산으로 돌려보내도 한동안 고집스럽게 오더니만 다시 어느날부터 그 발길을 끊었다.
고향동네 골목길에 종종 보이던 거대한 몸집의 두꺼비도 어느 자동차에 납작 로드킬을 당한 것을 본 이후로 두꺼비가 통 눈에 띄지 않게 되었다. 아무리 촌이라도 요새 세상이 두꺼비처럼 천천히 살기에 그리 좋은 시절이 아니긴 하다.
지금 아이들은 모르겠지만 나정도까지의 세대만 해도 두꺼비에게 집을 빈 빚이 있다. 헌집 살이만 그렇게 강요했는데 이제 새집을 줄 두꺼비가 없어서 요새 집값이 그렇게 비싼가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