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색찬란한 팥

by 따따따

불화반에서 함께 수학하는 스님 한 분이 내게 줄 것이 있다시며 불상 점안할때 쓰이는 복장인 오색실과 팥,조그만 부적을 손에 쥐여주었다.
스님 자신의 몸이 몹시 아플때에도 효험을 봤다며 이 물건들의 의미를 혹시 아느냐고 했다.

한때는 직업상 질리도록 자주 본 물건들이고 일 중에 직접 해당 사찰 스님한테 받은 적도 있지만 그 뜻은 사실 잘 모르고 있다.

스님은 이것들은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다는 의미가 있다며 나에게 필요할 것이라고 작년에 지인들 다 나눠주고 한점 남아있었는데 주인을 찾았네 하신다.
전날 별 잡스런 꿈속에서 시달리다 그동안 잊고 살았던 난데없는 관세음보살 지장보살 괜히 다 찾았었는데, 다음날 스님한테 이런걸 다 받으니 기분이 퍽 묘했다.
물론 스님이야 내가 결혼한지 몇해 되었다는 것을 가벼운 대화 중에 알았으니 별 사심없이 어른 입장에서 젊은 사람 어서 자식 보라는 복된 마음에서 건네주었을 수도 있지만.
그쪽 세계에서의 어떤 통하는 마음이랄까..
근거는 없을지라도 아주 찰나에 느껴지는 어떤 정신세계의 반짝이는 빛줄기 같은거.
나 혼자 그랬겠지만 괜히 코끝이 찡했다.
그래서 어제는 엄청 열심히 그렸다.
그래도 다음주 명절에 시집 가서 온후하게 일할 망망대해의 평정은 못 얻었다. . .
종교행사 알바(?)로 스스로 생활비를 조달해 석박사 공부 마치고 외국에 나가서 원력을 세우실 생각하시고 계신다는 열정적인 스님.
고맙습니다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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