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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코로 나와.

by 따따따

코로나 이제 거의 쾌차했지만 난 후각을 잃었다.

작년에 심한 부비동염으로 이미 한번 후각을 잃어본 경험이 있어서 의연하게(?)대처한다.

아주 발악하면 5%정도의 냄새 뉘앙스는 느낄 수 있는데 부질없다고 생각하고 그냥 그러려니 한다.

세상의 온갖 좋은 냄새중에서 특히 커피 냄새라던가 어린 아들의 정수리 냄새 같은 것을 맡을 수 없는건 유감이다.

그렇지만 아들 똥기저귀 치울땐 아주 이보다 좋을 수 없다. 냄새가 안나니 똥도 그냥 한낱 몸 속에서 나온 부산물에 불과해보인다. 네 이놈 넌 한낱 똥일 뿐이야.


보통은 후각을 잃으면 미각도 둔해져서 입맛을 잃는다던데 나는 한결같이 그냥 음식은 맛있다.

이것도 마싯 저것도 마싯.

좋은 맛이라는 정보를 이미 습득한 바가 있으니 맛있다는 느낌이 오는 것인가.

드러누운 동안 바깥엔 이미 벚꽃이 만개했다.

2년간 잃어버린 꽃구경을 올해는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비록 달콤한 벚꽃 향기는 맡을수 없을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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