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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양이

by 따따따

아들은 고양이를 몹시 쫓아다닌다.

삐약이 엄마라는 백희나 작가의 동화책을 읽은 후로는 책 속의 고양이 이름인 니양이를 외쳐대며 아무 고양이나 쫓아다닌다.

인근에 스트릿 고양이가 상주하는 곳이 있는데 아들이 어찌나 좋아하던지 그 커다란 턱시도 수고양이를 주물럭대고 소중한 수염을 마구 잡아당기자 참다 참다 짜증이 난 니양이가 앙!하고 깨물고 자리를 피했다.

이에도 포기 하지 않고 다른 니양이를 찾아달라며 니양이!를 외쳐대지만 니양이가 그리 호락호락한 놈이 아닌걸 우리 어리숙한 아들은 알 리가 없다.

나도 고양이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난 개가 더 좋다.

그냥 그 고무패킹같은 주둥이 옆을 들추고 이빨을 세는 것도 좋고 힘장난을 치는게 재미있었다.

우리 아들은 개에는 큰 흥미가 없는거 같다. 단지에 산책하는 개들은 거의 90프로가 점잖게 목줄을 하고서 지금껏 있는 줄도 모르게 조용스런 기척에 조무래기들한텐 별 관심 없는 중년견 이상이 대부분이고, 그나마 시갓집 동네 개들은 사납게 짖어대는 큰 개들이고 중간이 없다.

우연히 아이 다니는 기관 원장님과 동물 얘기를 하다가 외동이니 동물과 함께라도 괜찮다는 말씀에 고양이를 들일까 한다고 하니 아이고 고양이는 키워봐야 소용도 없이 불러도 꼼짝도 안하니 개를 키우라고 한다.

원장님 혹시 개를 키우시냐 하니 아뇨 아들이 봉사하는 데서 데려왔다며 고양이를 키우고 있어요 한다ㅋㅋ

연이 닿으면 동물도 들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아직은 아니다 애 하나도 지쳐서 허덕이는데.

삐약이 엄마 동화책으로 만족할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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