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꽃순이가 보고 싶다

아 내 개

by 따따따

개타령 한다고 욕할까봐 가급적 남편이나 친정식구들 앞에서는 개타령을 금한다.

그렇지만 나는 내 개가 보고 싶고.

살이 찌고 냄새나는 그 늙은 개가 보고 싶다. 지난번에 가니 이제서야 털갈이를 마치고 밀도 높은 빠숭빠숭한 털가죽이 촘촘도 했다.

가끔 친정에 오래 가지 못하면 꽃순이가 보고 싶어 꿈까지 꾼다. 행여 못 먹고 죽을까봐 사료도 직접 시켜다 배송보내는데 느그 엄마를 그렇게 봉양하라고 엄마가 핀잔했다.

그러면 나는 개랑 엄마랑 같냐구우..하면서 웅얼웅얼댄다.


지금은 산과 들에 진드기가 굉장할 철이라 개 몸 곳곳에 진드기다. 외부기생충제제를 도포할때도 있지만 그게 독하다는 얘기가 있어서 대충 내가 잡아주기도 했었다.

특히 개머리를 쓸어주다보면 뭔가 딱딱한 포인트가 있는데, 고작해야 머릿니만하던 그 나쁜 진드기 놈이 불쌍한 개의 피를 실컷 빨고는 수박씨만큼 부풀어서 박혀있곤 하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하며 그걸 핀셋으로 잡아서 물에 빠트리곤 했다니까, 남편이 질색팔색을 했다.

그래 나도 가끔 기겁한다니까~개는 손이 없으니 그냥 참고 뽑아주는거라고.

집에 들러 턱 괴고 있는 진드기 지뢰밭 그녀에게 집 잘지켰냐고 물어보면 대답은 없다. 그저 이리 빙글 저리 빙글 몸을 부비고 앞발로 내 발을 꾹 밟아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입으로는 내 손을 따라다니며 깨무는 시늉을 한다.

간식줄까 하면 햐햐햣 기뻐하면서 빨리 달란다.

그건 나도 알아먹는다.그래 빨리 줄께 네 이년.

돌아올때도 언제나 말은 없다.

그저 우두커니 서서 나가는 내 뒷모습을 아마도 '자기 시야에서 없어질때까지'응시한다.

그런데 뭘 잊어버린게 있어서 집에 다시 들어갔다 나올땐 그렇게 지랄을 해댄다.

백이면 백 꼭 그렇게 한다.

사납게 왈왈대며 마치 뭘 잊고 또 들어왔냐고 꼭 혼내는거 같아서 괜히 황송할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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