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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따따 Jan 25. 2024

낼름날름

가끔은 맞닥뜨린 얼굴이 그 사람 그 자체인 경우가 있다. 물론 아닌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나만해도 겉모습은 곰도 때려잡을 상이지만 마음만은 따뜻하겠지에 속하는 사람인 걸... 안쪽이 호피 무늬인 외투 입었다가 고향집 오빠가 화적떼 우두머리나 러시아 변방 곰사냥꾼이냐고 한껏 놀렸었다. 하여간 혹한의 곰사냥꾼인 줄 알았는데 새끼손가락 들고 커피 마시는 사람인 걸 알고 다들 안심한다.

내가 그렇게 뭐 되게 날 선 육감이 있다거나 식견이 깊거나 현명하다고 생각되진 않는데 그런 첫인상이 맞을 때가 있다.  그렇게 느끼게 한 사람은 순전히 내 개인적인 생각이겠지만 무서운 뱀처럼 느껴진다. 난 꽤 심약한데 물 챱챱 마시는 귀여운 뱀 말고(뱀이 물을 그렇게 귀엽게 마시는 줄 몰랐다) 먹이를 앞에 두고 희롱할까 말까 견주는 화려한 독사가 생각나서 흠칫 움츠러들게 된다.  론 말간 얼굴로 독을 뿜는 사람이 더 무섭겠지만 내가 그것까지 분별이 되는 역량일까 생각해 보면 아닌 거 같다. 앞으로가 큰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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